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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 같아 이름도 '무릉원'… 영화 아바타에도 나왔대요

입력 : 2013.11.20 05:48 | 수정 : 2013.11.20 09:03

[57] 중국 장자제(張家界)

중국 후난성 장자제에는 수많은 봉우리와 계곡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요(위). 장자제의 황룡동굴이에요. 동굴 안에 딴 세상이 펼쳐진 것처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지요(아래).
중국 후난성 장자제에는 수많은 봉우리와 계곡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요(위). 장자제의 황룡동굴이에요. 동굴 안에 딴 세상이 펼쳐진 것처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지요(아래). /조선일보 DB·AFP
셀 수 없는 시간이 지났지만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된 곳이 있어요. 사람들은 이곳을 거대한 한 폭의 산수화에 빗대곤 하지요. 여러분이 수업 시간에 배운 산수화를 떠오르게 하는 곳이 있다니 신기하지요? 중국 후난성(湖南省)에 위치한 거대하고 아름다운 삼림 공원 장자제(張家界)랍니다.

장자제의 볼거리는 '무릉원'이에요. '무릉도원'에서 따온 이름에 걸맞게 낙원을 떠올리게 한답니다. 무릉도원이 어울리는 장소로 이곳만 한 곳이 없을 거예요. 영화 '아바타'의 배경으로 쓰일 정도로 신비함이 가득한 곳이에요.

장자제는 중국을 대표하는 화가 오관중이 그린 그림을 통해 알려졌다고 해요. 199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이름을 올렸지요. 3000개가 넘는 봉우리와 그 아래 흐르는 계곡, 그리고 면적이 20만㎡에 이른다는 석회동굴이 유명해요. 빙하기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식물이 살고 있을 정도로 과학적 가치도 크답니다.

가장 유명한 황룡동굴은 석회암 동굴입니다. 강을 따라 1㎞쯤 들어가면 높이 약 60m 천장에서 장맛비처럼 물이 떨어지고 있지요. 떨어지는 물이 바닥에 다양한 무늬를 만듭니다. 황룡동굴은 '중국 최고의 아름다운 저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는데, 동굴 바닥이 별명에 걸맞은 양탄자를 깐 것 같습니다. 곳곳에 세워진 아름다운 기둥도 저택의 품위를 한껏 드높입니다. 바닥에서 자라는 기둥 '석순'과 천정에서 아래로 자라나는 '종유석'이 만나면서 만들어진 기둥이지요. 석순 1m가 자라는 데는 엄청나게 긴 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들으면 이 기둥의 장엄함이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이제 봉우리를 바라볼까요. 천자산에 올라서면 봉우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서해(西海)'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야말로 산봉우리가 바다처럼 펼쳐진 모습이지요. 마치 일부러 세워 놓은 기둥처럼 깎아지르는 듯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는 아름다운 봉우리들. 그 사이를 안개와 구름이 유유히 거닐 듯 떠다니고, 거대한 암벽을 뚫고 자라는 소나무들은 봉우리를 감싸 안은 머플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세상엔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다고 하지요. 천자산에서 바라본 장자제의 봉우리들이 그렇습니다. 송나라 때 전쟁에서 죽은 영웅의 일족이 도망쳐와서 살았던 저택의 일부라는 천파부는 거대한 성벽과 같은 모습이고, '선녀헌화(仙女獻花)'는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꽃을 뿌리는 선녀와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천교유돈(天橋遺墩)'은 봉우리들이 천국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이랍니다.

봉우리를 장식하고 있는 소나무는 새의 배설물에 섞인 소나무 씨가 떨어져 자란 것이라고 합니다. 주변의 안개와 비를 마시면서 바위 위에 끈질기게 뿌리내리는 소나무의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장자제 주변은 지금부터 약 4억 년 전에는 바다였다고 해요. 흙과 모래가 수억 년 쌓이고 깎이면서 지금과 같은 거대한 자연 풍광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보는 장자제의 풍경도 사실은 그 엄청난 세월의 아주 짧은 부분일 뿐이지요. 상상을 초월하는 자연의 엄청난 힘이 우리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황수진 | 교원 올스토리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