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읍시다

"동굴 만들고 높은 탑 세워… 실험 통해 사물을 탐구하다"

입력 : 2013.11.18 05:52 | 수정 : 2013.11.18 10:18
※다음은 프랜시스 베이컨'새로운 아틀란티스' 원문 중 일부를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풀어쓴 글입니다. 본문을 읽고 여러분의 생각을 말해보세요.


"우리 학술원의 목적은 사물의 숨겨진 원인과 작용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인간 활동의 영역을 넓히고, 인간의 목적에 맞게 사물을 변화시키려는 겁니다. 이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준비한 절차와 도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언덕이나 산을 파서 5㎞에 이르는 깊은 동굴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동굴들을 하부 세계라고 부릅니다. 액체나 기체를 고체로 만들거나 냉동시키는 데 이 동굴이 쓰입니다. 여기서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새로운 금속과 물질을 만들며 오랫동안 보관하기도 합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런 물질로 병을 고치며 생명을 늘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높은 탑도 세웠습니다. 산과 탑 높이까지 더하면 6㎞ 높이에 달하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장소를 상부 세계라고 부르지요. 상부 세계와 하부 세계의 중간은 중간 세계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높은 탑을 이용해 사물을 태양 광선에 노출시키거나 냉동시키며 보존하는 법을 배웁니다. 또 거기서 유성의 움직임과 바람·비·눈·우박까지 아주 자세히 관찰합니다."

‘새로운 아틀란티스’를 쓴 프랜시스 베이컨은 경험론을 내세운 영국의 대표적 철학자이자 정치가예요.
‘새로운 아틀란티스’를 쓴 프랜시스 베이컨은 경험론을 내세운 영국의 대표적 철학자이자 정치가예요. /위키피디아
베이컨이 '새로운 아틀란티스'에서 자기가 꿈꾸는 학술원에 대해 글로 표현한 부분이에요. 나라와 나라를 해저 터널로 잇는 오늘날의 기술로 봤을 때 깊은 동굴은 별것 아니라고 말하는 어린이도 있군요. 하지만 이 책이 나온 때가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이라는 점을 떠올려보세요. 베이컨은 정치인으로도 이름을 날렸고 대법관에 오를 정도로 유명한 법률가였어요. 그럼에도 늘 과학에 관심을 갖고 책을 펴냈어요. 그는 닭고기를 냉동시키면 썩지 않는지 실험하려다 독감에 걸려 목숨을 잃었을 정도로 실험을 통한 과학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여러분은 평소 과학에 대해 어떤 관심을 갖고 있나요? 앞으로 100년 후 세상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학술원 회원의 임무와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신분을 감추고 외국인의 이름으로 외국에서 활동하는 회원이 열두 명 있습니다. 이들이 세계 곳곳의 발견과 실험에 관한 자료를 이곳으로 가져옵니다. 이들을 '빛의 상인'이라고 부릅니다. 책에 나온 실험을 수집하는 회원은 '약탈자'라고 부릅니다. 기계 기술에서 비롯된 결과물을 수집하며 아직 체계적으로 연구되지 않은 사회 현상들을 수집하는 회원은 '신비 인간'이라고 부릅니다. 새로운 분야를 실험하고 연구하는 회원은 '광부'라고 불립니다. 회원들의 연구 활동에 이름을 붙여 목록을 만들며, 새로운 이론이나 원리를 끌어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회원은 '편찬자'라고 부릅니다. 동료들의 실험과 연구 결과로부터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는 회원들은 '은혜를 주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인과관계를 설명하며 자연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구하고 육체의 기능과 역할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학술원 회원이 모두 모여 토론하는 회의 때 기존 연구와 정보 수집 현황을 점검하는 회원이 있습니다. 이들은 '등불'이라 불리며 새로운 연구 과제를 정합니다.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회원은 '예방 접종자'로 불립니다. 끝으로 발견 결과를 다시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새로운 원리나 교훈을 끌어내는 회원은 '자연의 해석자'라고 부릅니다."

여러분이 만약 학술원 회원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이 책에서 소개한 학술원 회원 임무 중에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또 오늘날 사회에서 강조되는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세요.

김남준 | 어린이 교양서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