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내친구
많이 배울수록 행복할까?
[55] 장 자크 루소 '에밀'
자연주의 교육 주장한 사상가 루소
'에밀'의 25년간 교육과정 보여주며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강조했어요
어릴 때부터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우리나라 현실 되돌아보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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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소가 쓴‘에밀’에 담긴 사상은 오늘날에도 많은 교육가가 참고하지요. /국제사회사연구소 제공
프랑스 사상가 루소의 사상은 이 한 마디에 잘 녹아 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은 들어본 이 말에 담긴 루소의 생각은 무엇일까요? 표현 그대로 자연 속으로 돌아가라는 뜻일까요? 이 말을 이렇게 받아들인다면, 루소의 생각을 크게 오해하는 것입니다. 루소는 이 말에 '인간은 누구나 자기 안에 이성을 가지고 있으니, 그 이성의 빛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풀어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그는 또 관습화된 사회가 인간의 제도와 생각마저 지배하게 됐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이성을 신뢰하고 그 이성의 인도를 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를 얽매는 모든 것을 거부하고 자기 내면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라는 뜻입니다.
'에밀'은 교육에 대한 루소의 생각을 담은 책입니다. 에밀이라는 어린아이가 25년 동안 받는 교육과정을 보여줍니다. 루소가 주장한 교육은 "자연(본성)으로 돌아가라"로 요약할 수 있지요.
#이야기 하나
우리나라 어린이 중 70%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사교육을 받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유치원 때부터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국어, 영어, 수학 공부가 시작되고요. 한 가정이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도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가운데 으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학업 성취도와 대학 진학률이 높지요. 그런데 이렇게 높은 교육열의 결과는 어떠할까요? 전체적인 행복 지수가 낮은 것으로 볼 때 투자 대비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스웨덴의 한 언론은 "한국은 행복하지 않은 나라"라며 우리나라의 교육을 비판했습니다.
"나는 배우라는 것만을 배우고, 말하라는 것만을 말했으며, 하라는 대로만 따라 해서 신부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얼마 후 깨달았다. 인간성을 떠나겠다고 약속한 것은 사실은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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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병익
에밀에 나오는 이 말은 우리나라의 교육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은 것을 주입식으로 교육받고, 가르침 받은 대로 아무런 반성 없이 살아가는 모습 말이지요.
'에밀'에서 핵심적인 장면 중 하나는 '사보아에서 태어난 보좌신부의 신앙고백' 부분입니다. 비록 10대 청소년을 가르치는 내용으로 분량도 짧지만, 나중에 칸트가 쓴 '순수이성 비판'의 이론적 바탕이 된 유명한 내용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칸트는 이것을 받아들여 철학의 주요 내용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럼 이제 '사보아 신부의 신앙고백'에 담긴 루소의 생각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여기서 신부는 자기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내용을 아이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가'에 대한 신부의 생각을 읽어봅시다. 첫째로 그는 "나는 존재하고 있고, 또 나는 감각을 가지고 그것을 통해 인상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즉 '나'라는 주체가 있고, 외부 대상이 있어, 내 감각이 대상이 주는 자극을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그는 외부로부터 온 자극과, 우리가 감각을 통해 느끼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주어진 정보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감각이 불완전하다는 데카르트의 생각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루소는 우리가 외부 대상을 직접적으로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야기 둘
당신이 어떤 스포츠 클럽의 신입 회원이 되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회원 수가 스무 명인 이 클럽에서 첫인사를 하는 당신을 보면서 다른 회원들은 각자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스무 개의 느낌과 생각이 존재하겠지요. 그렇다면 좀 더 생각해 봅시다. 스무 명이 느낀 감정 및 생각과, 당신이 첫인사했던 본질이 완전히 같을 수 있을까요? 동일할 수가 없지요. 그들은 당신의 본질을 아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자기의 느낌과 생각'만을 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사보아 신부는 "인간에게는 비교하는 능력이 있고, 생각하는 힘을 갖추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고 하면서, 어떤 대상에 대한 생각은 이성의 작용으로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 그 대상의 속성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못박고 있습니다.
그는 또 '인간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어떻게 실천하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인간에게는 의지의 자유가 있어 감정에 따라 생기는 생각에 얽매일 수도 있고, 보다 높은 차원의 뛰어난 지혜와 정신 능력을 갖출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의지를 선하게 사용하는 것이 윤리의 기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훗날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가 됩니다.
요즘처럼 온갖 정보와 지식이 넘쳐날 때엔 루소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안의 이성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만들어낸 지식과 정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우리 안에 있는 이성과 양심을 통해 다시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루소의 '에밀'에 담겨 있는 이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여러분은 세계를 이끄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전 1분 퀴즈]
1. 장 자크 루소의 책 ‘에밀’에 담긴 생각을 한마디로 ‘( )으로 돌아가라’로 요약할 수 있지요.
2. 에밀에 나오는 ‘사보아에서 태어난 보좌신부의 신앙고백’은 독일 철학자 ( )의 사상에 영향을 끼쳤어요.
정답: 1. 자연(본성) 2. 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