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수 = 끝없이 커지는 무한대

입력 : 2013.11.07 05:59 | 수정 : 2013.11.07 08:42
추석날 밤, 동네 아이들이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얘들아 모여라 달 따러 가자~"

그런데 달은 뒷동산보다 훨씬 높이 있는걸요? 노래처럼 손쉽게 따기는 어렵겠죠? 그렇다고 달이 끝없이 멀리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우주의 끝은요? 우주는 아주 빠른 속도로 뻗어 가기 때문에 그 끝을 짐작하기 어려워요.

이렇게 끝이 없다는 뜻을 담은 말이 무한이에요. '무한 도전'이라는 프로그램 들어봤죠? 여기서 말하는 뜻도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뜻이지요.

자, 이제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큰 수를 떠올려보세요.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수 = 끝없이 커지는 무한대
/웅진주니어 '무한대를 찾아서'
1·2·3·4·5…. 숫자를 좋아하는 어린이는 벌써 100까지 생각하는군요. 1000이 가장 크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네요. 그럼 1001은요? 그렇게 따지면 끝이 없다고요? 맞아요. 세상에 가장 큰 수는 없어요. 끝없이 커질 수 있으니 무한이죠. 이렇게 끝도 없이 커지는 것을 무한대라고 하고, 반대로 끝없이 작아지는 걸 무한소라고 해요.

그런데 이걸 꼭 알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요? 혹시 여러분 중에 6 더하기 7을 풀다가 열 손가락이 부족해 헷갈리는 어린이 있나요? 너무 억울해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조금만 더 크면 손가락으로 세지 않아도 머리로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답니다.

수학은 손가락으로 셈하는 것보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더 많은 과목이에요. 이처럼 무한이라는 뜻도 수를 세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지요. 그리고 이것은 사람들의 생각 폭을 넓혀주었고요. '저 높은 하늘 끝엔 무엇이 있을까?' '아주 작은 돌멩이를 계속해서 쪼개면 무엇이 될까?' 비록 보거나 만지지 못하는 것이라도 그 끝이 어디일까 궁금해하며 끊임없이 궁리하게 된 것이죠.

우리 인간들은 새처럼 높이 날 수도, 물고기처럼 헤엄칠 수도, 표범처럼 빨리 달리지도 못해요. 하지만 우리 머릿속에서는 그 어떤 동물보다 높이 날고, 깊이 헤엄치고, 빨리 달릴 수 있어요. 그리고 그런 생각이 모여서 비행기·잠수함·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천재는 계산을 잘하고 성적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더 큰 것, 더 작은 것, 끝없이 크고 작은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인류는 상상했던 것을 기어코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상상력이 중요한 거예요. 무한대와 무한소의 생각에 도전하는 여러분 안에 천재의 싹이 트고 있는 거랍니다.


[부모님께]

[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수 = 끝없이 커지는 무한대
/웅진주니어 '무한대를 찾아서'
끝이 없는 무한의 예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뒷동산에서 시작해 아주 높은 산, 더 나아가 달과 우주에 이르는 것처럼 생각의 대상과 깊이를 무한하게 키워주세요. 피자 한 조각을 나눠 먹을 때도 ‘이것을 나누고 또 나눠 끊임없이 작게 나눈다면 그 끝은 어디일까?’ 물어보세요.

김용운 | 한양대 수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