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가을 대청소 준비물, 소금과 식용유

입력 : 2013.10.29 09:14

물로는 잘 안 지워지는 스티커 기름때… 식용유의 기름 성분으로 깨끗이 제거
카펫은 소금 뿌린 뒤 진공청소기 사용… 먼지·수분 끌어당겨 진드기까지 해결
과학 이용하면 쉽게 청소할 수 있죠

"자,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어서 대청소를 하자!"

가을을 '청소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요. 실제로 가을에 대청소를 하는 가정이나 회사도 많지요. 날씨가 쌀쌀해지면 얇은 옷은 입을 수 없으니 정리해 보관하고, 두꺼운 옷을 꺼내놓아야 하잖아요. 전기 담요나 가습기처럼 겨울에 필요한 물건도 찾아놓아야 하고요. 한겨울이 되면 너무 추워 창문 열기도 부담스러우니 가을에 미리 청소해두는 것이 좋겠지요? 긴 겨울에 접어들기 전에 대청소를 해 최대한 깨끗이 하는 게 필요해요. 그런데 청소하는 방법 속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는 사실 아나요?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기로 해요.

여름에는 거실에 돗자리를 깔고 겨울엔 카펫을 깔아놓는 집들이 있어요. 날씨가 추운 겨울엔 창문을 열어놓는 경우가 드물어 집 안 공기가 탁할 때가 많아요. 특히 카펫은 사람 몸에서 떨어져 나온 털이나 온갖 물질로 가득하지요. 그렇다 보니 더러운 물질을 먹고사는 집먼지진드기도 많아져요. 진공청소기를 써도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카펫에 소금을 뿌린 다음에 진공청소기를 쓰면 효과가 있어요. 소금과 먼지 사이에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해 서로 달라붙게 되기 때문이지요. 또 소금은 수분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요. 집먼지진드기는 성분이 대부분 수분으로 돼 있기에 소금을 만나면 수분이 빠져나가 죽어요. 소금 성분이 있는 바닷모래를 씨름판의 모래로 쓰는 것도, 소금 성분 덕에 먼지가 덜 나기 때문이에요.

[신문은 선생님] 가을 대청소 준비물, 소금과 식용유
거실 또는 방의 벽에 스티커를 붙였다 뗀 자국이나 껌 자국이 있으면 어떻게 할까요? 이런 기름때는 물청소로는 잘 지워지지 않아요. 따라서 기름 성분이 있는, 쓰다 남은 식용유나 화장품(크림)으로 닦아내면 좋아요. 기름과 물은 잘 섞이지 않는 특성이 있다는 것, 알고 있지요? 식용유나 화장품의 기름 성분은 물과 섞이지 않는 대신 기름때와는 잘 섞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기름때를 쉽게 제거할 수 있어요. 스티커를 깔끔하게 떼어내는 방법을 소개할게요. 스티커처럼 끈적끈적한 물질은 차갑게 만들면 분자끼리 달라붙어서 끈적임이 약해져요. 또는 뜨겁게 하면 분자구조가 느슨해져 잘 떼어져요. 따라서 스티커 표면에 얼음을 대거나 헤어 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쏘이면 쉽게 뗄 수 있어요. 생활의 지혜로만 알았던 방법들에 과학 원리가 담긴 것을 알고 나니 신기하죠?

이제 엄마께서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는 주방으로 가볼게요. 여기서 가장 더러운 것은 무엇일까요? 튄 기름과 넘친 국물이 들러붙어 있는 가스레인지? 여러 가지 음식을 올려놓았던 도마? 설거지를 하지 않은 그릇? 아마 행주만큼 더러운 게 드물 거예요. 지저분한 것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행주가 더럽다고 하니 놀라는군요. 실제로 주방의 행주에서 세균이 가장 많이 발견된다고 해요. 행주로 식탁이나 주방 이곳저곳을 닦다 보면 세균이 달라붙는데, 빨아도 세균이 잘 떨어져 나가지 않는 데다 늘 축축한 상태이다 보니 세균이 잘 자라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행주는 푹 삶아서 살균한 뒤 쓰는 게 좋아요. 바로 써야 할 때에는 물에 살짝 적신 행주를 전자레인지에서 3분쯤 돌려 균을 없앨 수도 있지요.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물 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내기 때문에 세균을 없애는 효과가 있지요.

설거지한 물을 빼내는 배수구에는 음식 찌꺼기가 쌓이는 경우가 많아요. 오래 두면 세균 때문에 썩거나 고약한 냄새가 나지요. 여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주면 냄새 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음식 쓰레기를 보관할 때는 그물망에 넣는 것이 좋아요. 비닐봉지에 넣은 음식은 수분이 많아 세균이 쉽게 번식해 악취가 나요. 그물망에 넣으면 수분이 자연스레 빠져나가고 바람이 잘 통해 금세 마르니 세균이 살기 어려워요. 그렇다고 음식 찌꺼기를 오래 두면 안 되겠지요?

주방 천장이나 욕실 곳곳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도 습기 때문이에요. 곰팡이도 수분이 없는 곳에서는 살기 어려워요. 따라서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해요. 요리할 때 쓰는 식초를 청소용 수건에 묻혀 곰팡이를 닦아내면 그 자리에 다시 생기는 것을 막아낼 수 있어요.

이제 여러분이 다 읽고 쌓아둔 지난 신문지를 청소에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할게요. 신문지는 무게에 비해 표면적이 넓고 액체와 결합력이 커 습기 제거에 효과적이에요. 따라서 카펫 밑에 깔아두거나 신발 안에 넣어두면, 축축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어요. 또 옷장 안에 걸린 옷 사이사이에 신문지를 걸어두면,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지요. 신문지를 휴지 크기로 잘라뒀다가 기름때를 닦을 때 써도 효과적이에요.

신발이나 이불은 햇볕에 말리는 게 좋아요. 자외선으로 살균할 수 있고 수분을 증발시켜 세균이 자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어때요?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면 청소도 더욱 깨끗이 할 수 있겠지요? 생활 속에서 과학을 체험하며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랍니다.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우리 생활과 물질' 4학년 1학기 '모습을 바꾸는 물' 6학년 1학기 '산과 염기'


[함께 생각해봐요]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면 거울이 금세 뿌옇게 흐려져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이런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해설: 따뜻한 수증기가 온도가 낮은 거울의 표면에 닿으면, 서로 뭉쳐서 작은 물방울이 됩니다. 이 물방울이 빛을 흩어 뿌옇게 되지요. 이런 현상을 줄이려면 비누로 거울을 문지른 후 마른걸레로 닦으면 됩니다. 거울 표면에 얇은 비누 막이 생겨 물방울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기에 좀처럼 뿌옇게 되지 않아요.
조영선 | 과학 학습 도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