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읍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 전쟁관 분명해야 훌륭한 장수"

입력 : 2013.10.28 08:56
손자병법을 지은 손자(손무)의 사상은 오늘날 군사학뿐 아니라 정치학에도 영향을 끼쳤지요(위 사진). 손자병법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나라에서 널리 읽힌 동양의 고전이에요(아래 사진).
손자병법을 지은 손자(손무)의 사상은 오늘날 군사학뿐 아니라 정치학에도 영향을 끼쳤지요(위 사진). 손자병법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나라에서 널리 읽힌 동양의 고전이에요(아래 사진). /Getty Images 멀티비츠·위키피디아
손자가 말했다. 전쟁은 국가의 큰일이다. 백성이 죽고 사는 것과 나라의 생존과 멸망이 달린 길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손자병법 제1편 첫머리에 나오는 글이에요.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 학생이 있군요. '손자는 전쟁을 매우 즐겼던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이라고요? '손자(孫子)'는 중국 춘추시대에 활약했던 군인 '손무(孫武)'를 높여 부르는 이름이에요. 그는 전쟁이 백성과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사(重大事)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어요. 그래서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지요. 그가 손자병법 첫 문장에서 '전쟁에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유를 알겠지요?

분노했다가 다시 기뻐할 수도 있고, 화를 냈다가도 다시 즐거워할 수 있지만, 망한 나라는 다시 있을 수 없고, 죽은 사람은 다시 살 수 없다. 따라서 생각과 태도가 분명한 임금은 전쟁에 신중하고, 훌륭한 장수는 전쟁을 경계한다. 이것이 나라를 안전하게 하고 군대를 온전하게 하는 길이다.

손자병법 제12편 '화공(火攻)'에 나오는 글이에요. 여기에서도 손자는 전쟁을 경계하고 조심스러워해야 한다고 말해요. 화가 난다고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한순간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시간이 지나면 잊게 돼요. 곧 기쁜 일이 생겨서 즐거워질 때도 많아요. 그런데 기분 나쁘거나 화가 난다고 섣불리 전쟁을 일으키면 어떻게 될까요? 전쟁은 일단 일어나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어요. 나라가 망하기도 하지요. 화가 날 때 참으면 머지않아 즐거움을 다시 찾을 수 있지만, 잃어버린 나라와 생명은 되찾을 수 없잖아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분노와 복수심 때문에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손자의 가르침을 기억하면 좋겠어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을 알지 못하고 나만 알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진다. 적을 알지 못하고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

손자병법 제6편에 나오는 글이에요.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는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이라 여러분도 뜻을 잘 알 거예요.

내 군사가 적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만을 알고, 지금 적을 공격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면, 이길 확률은 절반이다./ 적을 공격해도 되는 상황이라는 것만을 알고, 지금 내 군사가 적을 공격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모르면, 이길 확률은 절반이다./ 적을 공격해도 되는 상황이라는 것과 내 군사가 적을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싸워서는 안 될 지형(地形)이라는 것을 모른다면, 이길 확률은 절반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아는 사람은 출동했을 때 갈팡질팡하지 않고, 군사를 일으켰을 때 막힘이 없다./ 따라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게 이길 수 있고, 하늘을 알고 땅을 알면 완벽하게 이길 수 있다.

제10편 '지형(地形)'에 나오는 글로 앞에서 살펴본 '지피지기(知彼知己·적을 알고 자기를 알면)'에 대해 다시 강조하고 있어요. 자, 이제 여러분이 손자병법에서 배우려고 마음먹은 것은 무엇인가요?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는 "상대 팀 연구를 더 해야겠다"고 말하고, 공부를 즐기는 친구는 "시험 계획을 잘 세워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하는군요. 선생님은 여러분에게 이렇게 권하고 싶어요. 손자병법에 나오는 '적'을 여러분 안에 있는 '나쁜 습관'으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경우에 공부하기 싫고 부모님 말씀 듣기 싫은지, 어떤 때 늦잠 자고 게으름 피우는지 잘 살펴보고 내 안에 있는 그런 '적'들을 이겨보세요.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잖아요!



김남준 | 어린이 교양서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