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내 친구

나를 알고 적을 알면 100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죠

입력 : 2013.10.28 08:56

[53] 손자 '손자병법'

전쟁 많던 中 춘추시대 살았던 손자… 승리 위해 '지피지기 백전불태' 강조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 알아낸 뒤 상대 약점 공격하면 승리한다 했죠

지금도 계속되는 경제·문화 싸움 '손자병법' 지혜로 극복할 수 있어요

'인류 역사에서 전쟁이 없었던 시기를 꼽으면 5일도 안 될 것'이라는 얘기처럼 중국 춘추시대에도 수많은 전쟁이 있었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살펴볼 '손자병법'은 어떻게 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 말해줍니다. 칼과 총을 앞세우는 전쟁은 예전에 비해 드물긴 하지만, 오늘날 세계 각국이 벌이는 경제·문화적 싸움은 끊이지 않고 있지요. '손자병법'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지혜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손자(손무)는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자기 군사뿐만 아니라 적군까지 꿰뚫어 볼 수 있었습니다. 강점과 약점을 한눈에 볼 수 있었기에 변화의 흐름까지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전쟁의 승패를 결정 짓는 요소를 한마디로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지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전쟁에 나설 때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자원(資源)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손자는 이렇게 전쟁 전에 파악해야 할 것으로, 도(道)·천(天)·지(地)·장(將)·법(法)을 꼽고 '오사(五事)'라고 했습니다. 이것을 오늘날의 상황과 비교해 살펴볼게요.

[신문은 선생님] 나를 알고 적을 알면 100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죠
/그림=이병익
첫째, '도(道)'란 백성이 윗사람과 '뜻'을 같이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날의 상황에 비유하자면, 어떤 조직의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value)'나 '비전(vision)'을 위해 하나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같은 가치를 가지고 하나가 되는 것은 힘의 근원이 되기에 매우 중요한 조건입니다.

둘째, '천(天)'은 흐름(trend)과 시기(timing)를 뜻합니다. 이것은 곧 기회로 연결되지요. 어떤 일을 하든 시대의 흐름, 시장의 흐름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놓치면 아무리 좋은 상품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소용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셋째, '지(地)'는 전쟁할 때 지형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늘날에는 무엇을 하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인 환경뿐 아니라 정신적 환경인 문화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상황을 잘 파악하라는 의미지요. 문화가 다르면 시장의 성격도 달라지니 그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야겠지요.

넷째, '장(將)'은 훌륭한 구성원을 의미합니다. 우수한 인적(人的)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을 강조합니다. '지(智)·신(信)·인(仁)·용(勇)·엄(嚴)'이 그것이에요. 각각 지혜·신의·어짊·용기·엄격함을 의미하지요. 이 중에서 '신의(信義)'를 삼성 그룹의 고(故) 이병철 회장이 평소에 강조했다고 해요. "사람을 믿으면 쓰고, 믿지 않으면 쓰지 않아야 한다. 쓰면서 믿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는 말이었지요.

다섯째, '법(法)'은 군대를 예로 들자면 기강이 바로 서고 상벌 체계가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날의 기업에 비유하자면 보상 시스템을 잘 갖춰야 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지요.

손자는 이렇게 다섯 가지를 스스로 헤아린 다음, 상대편과 비교해야 할 일곱 가지 계책을 소개합니다. 나와 상대방의 역량을 비교해볼 것을 권하는 것이죠. 이것을 '칠계(七計)'라고 하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누가 더 도를 잘 지키는가' '장수는 누가 더 뛰어난가' '천지는 누가 더 얻고 있는가' '법령은 누가 더 잘 시행하고 있는가' '군대는 누가 더 강한가' '병사는 누가 더 훈련되어 있는가' '상벌은 누가 더 분명한가'. 이러한 역량을 비교하면 전쟁의 승패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강함으로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면 쉽게 이길 수 있게 됩니다.

#이야기 하나

유도는 단순히 힘을 쓰는 운동이 아닙니다. 힘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서서 균형을 잡고 있는 상대방을 밀어서 균형을 흐트러뜨린 다음, 무너진 중심을 다시 잡으려고 움직이는 상대의 힘을 역이용해 업어치기를 하지요. 의도적으로 상대를 움직이게 해서 그의 약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활용해 공격하는 '손자병법'의 원리와 맞아떨어집니다. 이처럼 유도의 공격 방식은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현장에서 전술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적군보다 군사의 수가 적더라도 더 많아 보이도록 해 상대가 겁먹게 하는 것입니다. 또 일부러 약한 척해 상대가 얕보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변칙적인 방법으로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손자는 말합니다. 적을 공격할 때 온 힘을 모아 몰아붙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요.

#이야기 둘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재연한 장면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재연한 장면입니다. 자기 강점을 최대한 이용해 큰 승리를 거둔 좋은 예로 꼽혀요. /김용우 기자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은 놀라운 승리의 현장으로 꼽힙니다. 100척이 훨씬 넘는 배를 이끌고 온 왜군을 유인한 뒤 집중 공격해 큰 승리를 거뒀기 때문입니다. 불에 탄 왜군의 배가 66척에 달했습니다. 거의 전멸한 셈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여러분 또는 여러분의 가족이 미리 헤아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아빠 엄마와 여러분은 무슨 일이든 한마음 한뜻으로 이뤄가나요? '손자병법'의 지혜를 기억한다면, 어떤 위기가 닥쳐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전 1분 퀴즈]

1. 손자는 전쟁 전에 파악해야 할 것으로, 도(道)·천(天)·지(地)·장(將)·법(法)을 꼽고 ( )라고 했어요.
2. 손자병법에선 나와 상대방의 역량을 살펴보기 위해 일곱 가지 계책을 비교해야 한다고 말해요. 이것을 ( )라고 하지요.

정답: 1. 오사(五事) 2. 칠계(七計)
안진훈 | MSC브레인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