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식물·곤충 표본 67만점… 백두산호랑이도 볼 수 있는 곳

입력 : 2013.10.23 08:51

[53] 포천 국립수목원

여러분, '산의 날'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산림청이 정한 날로 매년 10월 18일에 산과 숲의 소중함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있지요. 올해 '산의 날'에 국립수목원을 무료 개방해 많은 사람이 몰렸어요. 국립수목원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해 어딘지도 모른다고요? 지금은 국립수목원이 경기도 광릉, 딱 한 곳에 있지만 앞으로는 세 곳 더 생긴다고 해요. 경북 봉화와 전북 김제 새만금 지역, 그리고 세종시에 각 지역 특색에 맞는 국립수목원이 꾸며진다는 거예요.

부모님과 숲길을 걸으면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부모님과 숲길을 걸으면서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엄마 아빠와 함께 갈 국립수목원이 늘어나니 벌써 설레지요? 이 지역들에 국립수목원이 완성되는 건 일러야 2015년 이후라고 하니, 오늘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으로 가볼게요.

이곳은 예전엔 '광릉수목원'으로 불렸어요. 광릉은 조선시대 7대 왕 세조의 왕릉이에요. 조카 단종의 자리를 빼앗고 왕위에 오른 세조는 자기 무덤도 직접 골랐다고 해요. 그는 왕릉 터를 비롯해 근처에서도 풀 한 포기 뽑지 못하게 했답니다. 세조가 1468년에 세상을 떠난 후 왕릉에 딸린 숲은 조정에서 직접 관리했지요. 이게 바로 지금의 국립수목원 숲이에요. 현재 주소도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광릉수목원로'지요. 이곳은 일제강점기 때 임업시험림으로 지정된 후 1999년에 산림생물종 연구 기관이 들어서면서 수목원으로 이름이 바뀌었지요.

매시 정각에는 수목원 해설 프로그램이 열려요. 20명 안팎 관람객이 약 1시간 동안 설명을 듣지요
매시 정각에는 수목원 해설 프로그램이 열려요. 20명 안팎 관람객이 약 1시간 동안 설명을 듣지요. /최순호 기자
국립수목원은 아주 넓은 땅에 자연 그대로의 숲은 물론, 산림박물관·산림생물표본관·산림동물원·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이 있는 곳이에요. 숲과 자연을 연구하는 기관이 모여 있지요. 이곳을 꼼꼼히 다 둘러보려면 하루로는 턱없이 부족해요. 잘 보존된 자연 숲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수많은 나무와 꽃이 이름표를 달고 서 있어요. 숲에서 생명을 갖고 살아가는 모든 종(種), 즉 산림 생물종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곳이 바로 국립수목원이랍니다. 식물과 곤충 표본이 무려 67만점이나 있다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하지요?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생물종이 살아 있는 국립수목원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도 지정됐어요. 숲에 관해 뭔가 알고 싶다면 이곳에서 많은 궁금증을 풀 수 있어요. 숲을 안내하는 해설사 선생님도 있고, 박물관과 표본관도 있으니까 말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백두산호랑이를 비롯해 반달가슴곰, 늑대, 독수리, 수리부엉이 등도 볼 수 있어요. 동물원이 있거든요. 다만 동물원은 겨울엔 개방하지 않으니 11월 15일 이전에 가야 해요.

국립수목원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1987년부터지요. 그런데 사람들 발길이 잦아지면서 숲이 그 본래의 모습을 잃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인터넷으로 예약하지 않으면 갈 수 없게 되었답니다. 국립수목원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예요. 일요일·월요일은 문을 열지 않아요. 평일에는 총 5000명, 토요일에는 총 3000명으로 입장 인원이 제한되지요.

국립수목원 가는 날엔 길가에 즐비하게 서 있는 나무들을 눈여겨보세요. 평지보다 약간 높은 언덕에 있는 광릉 근처엔 정희왕후릉도 있어요. 정희왕후는 세조의 부인이에요. 봉선사는 정희왕후가 세조가 숨진 후 명복을 빌었다는 절이에요. 이곳 입구에 있는 넓은 연꽃 공원이 근사하니 엄마 아빠 손 붙잡고 꼭 가보세요.



글·사진=임후남 |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