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우리의 작은 배려가 환한 세상 만들어요

입력 : 2013.10.17 08:55
새파란 하늘과 알록달록 단풍잎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뽐내고 있어요. 이렇게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가을을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것. 여러분은 당연하게 여기고 있죠?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눈이 아닌 다른 감각들로 세상을 보고 느끼는 분들이 있어요. 눈으로 보는 것에 장애가 있지만, 다른 감각이 골고루 발달한 시각장애인이지요. 소리나 냄새, 촉감 등을 두루 이용해서 앞에 펼쳐진 풍경이나 상황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답니다.

시각장애인이 서울의 한 공원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시각장애인이 서울의 한 공원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볼 수는 없지만 찍고 싶은 대상을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들으며 촬영하지요. 상명대는 2007년부터 시각장애인들에게 사진 찍는 법을 교육하고 있어요. /상명대 제공
비록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상상할 수 있기도 해요. 만약 우리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몹시 불편하고 막막할 거예요. 안내견의 도움을 받거나 흰 지팡이로 앞을 잘 살핀다 해도 갑자기 위험한 장애물을 만날 수도 있고요. 다른 사람들이 시각장애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볼까 걱정도 될 거예요.

익숙한 길이라도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계단이 있다면 계단 숫자도 미리 꼼꼼히 알아야 하고, 어디쯤에서 꺾어야 하는지 방향도 잘 살펴야 해요.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여러 소리를 듣고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잘 살펴야 하고요. 길에서는 가장자리로 붙어야 안전하고, 횡단보도에서는 선 안쪽으로 걸어야 해요. 이렇게 조심히 걸어도 자꾸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무언가를 밟게 된답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이러한 불편함은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배려만으로도 훨씬 줄어들 수 있어요. 장애는 몸이 조금 불편한 것일 뿐, 우리와 다르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니 그분들을 어려워하거나 멀리하지 마세요. 그저 안타까워하거나 동정하는 것보다는, 그분들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마음이 중요해요. 시각장애인은 대부분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어요. 이분들이 여러분에게 길을 묻는다면 가능한 한 쉽고 정확하게 안내하고, 복잡한 장소에서 걷는 것을 도울 땐 지팡이를 짚고 있는 쪽의 반대편에 서서 여러분의 팔을 내어주세요.

만약 내가 앞을 보지 못한다면?
/웅진주니어 '보이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먼저 도움을 주고 싶을 땐 누구인지 먼저 밝히고,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게 좋아요.

그제 10월 15일은 '흰 지팡이의 날'이었어요. 이날은 시각장애인들의 대표적인 축제일이랍니다. 이틀이 지나긴 했지만 여러분도 이날을 기념하며 시각장애인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길 바랄게요. 그럴 때 모두 함께 어우러져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답니다.


[부모님께]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눈을 가리고 음식을 먹거나 옷을 입어보세요. 자녀와 함께 눈을 가리고 집 안을 걷거나 지폐 종류를 구별해보세요. 체험을 하고 나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또 시각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모아보세요.

방민희 | 서울 관악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