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이사할 때 집도 가져갈 수 있다?
움직이는 주거 공간 '모바일 건축'… 미래엔 집을 통째로 옮길 수 있대요
공기만 넣으면 완성되는 '튜브 집', 붙였다 떼었다 간편한 '조립식 집'
여러분은 어떤 집에 살고 싶나요?
"우와! 경치 멋지네. 이런 곳에 우리 집이 있었으면!"
가을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가족이 많아요. 특히 요즘엔 음식도 해먹고 잠도 자는 캠핑이 유행이에요. 캠핑의 본래 뜻은 마음 맞는 사람끼리 협동 생활을 한다는 것인데, 지금은 텐트나 임시 건물에서 일시적으로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해요. 캠핑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텐트의 특징은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니 쉽고 설치도 간단하다는 거예요. 물론 해체도 쉬워요. 텐트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장소로 이주하며 살아가는 유목민들의 집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이들은 가축을 키우며 살았는데 풀이 부족해지면 곧바로 다른 장소로 떠나야 했지요. 유목민들이 매번 나무나 돌로 튼튼한 집을 짓고 산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드는 데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그렇게 만든 집을 가지고 갈 수도 없으니 곤란할 때가 잦겠지요? 그래서 그들은 접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텐트를 만든 것이랍니다. 텐트가 이동 가능한 '휴대용 집'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지요?
초기의 텐트는 물품을 보관하고 잠을 자는 용도로 쓰였기 때문에 크기도 작고 구조도 단순했어요. 이에 비해 요즘의 텐트는 안에서 음식도 만들고 놀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편리한 구조로 돼 있어요. 또 자동차 지붕에 설치할 수 있는 텐트도 등장했지요. 루프 톱(roof top) 텐트라고 불리며 운반이 편리하고 땅의 상태에 상관없이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차 안에 침대, 화장실, 주방 등을 갖춘 캠핑카도 유행이고요. 이처럼 야외용 텐트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지요.
- ▲ 그림=정서용
그런데 미래에는 이렇게 자유롭게 이동하는 주거 형태가 새로운 건축 문화가 될 것이라고 해요. '모바일 건축'이라고 들어봤나요? 스마트폰처럼 휴대하기 편한 통신기기를 '모바일 기기'라고 하는 말은 들어봤지요? 모바일(mobile)은 '움직일 수 있는'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이런 의미의 말이 건축에 붙었으니 어떤 뜻인지 짐작되죠? 모바일 건축은 움직임이 가능한 이동식 주거 공간을 의미해요. 만들어 놓은 형태 그대로 옮길 수 있는 소형 주택이나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캠핑카, 그리고 설치와 해체가 간편한 텐트도 모바일 건축에 포함되지요. 이런 형태의 건축물이 미래의 주택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한 집에 머무는 기간이 예전에 비해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건축 분야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고, 집에 대한 인식도 '고정된 것'에서 '이동하는 것'으로 바뀔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동식 주택이 단순한 여가 생활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위한 용도로 쓰일 것이란 의미지요. 그렇다면 미래의 이동식 주택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요?
집을 손쉽게 옮기기 위해선 건축 방식 자체가 달라야 해요. 일반적인 건축 방식은 튼튼한 말뚝을 땅에 깊숙이 박아 기초를 튼튼히 하고, 건물 뼈대를 세운 뒤 콘크리트를 붓거나 벽돌을 쌓는 방법으로 건축물을 완성해요. 그렇기 때문에 집을 통째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지요. 따라서 이동식 집의 기본은 '조립과 해체의 간편함'이라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벽·마루·천장·지붕 등을 미리 공장에서 제작한 뒤 집을 지을 자리에서 조립하는 거예요. 이런 방식은 부품을 붙였다 떼었다 하기 편하고 운반도 쉬워 건물 규모가 커도 옮길 수 있어요. 집을 수리할 때도 전체를 들어낼 필요 없이 문제가 발생한 부분만 떼어내어 교체할 수 있지요. 공사할 때 소음이나 먼지가 적고 사고 위험도 작아요.
이동식 집이 반드시 조립식이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집의 크기가 대형 트럭에 실을 수 있을 정도라면, 완성된 모습 그대로 기중기로 들어 올려 옮길 수도 있으니까요. 또 그렇게 운반한 집들을 서로 연결해 큰 집을 만들 수도 있지요. 아예 집에 바퀴를 달아 직접 몰고 가거나 다른 차량을 이용해 끌고 가는 방법도 있겠지요? 어떤 건축가는 펌프로 공기를 주입하면 집으로 변하는 튜브도 개발했어요. 두 명이 쉴 수 있는 집인데 부피가 작고 가벼워 배낭처럼 메고 다닐 수 있지요. 튜브 형태의 집이라면 좁고 불편할 것이라고요? 보온·방수·방음이 잘 돼 시끄러운 도시나 물 위, 산속 등 어떤 장소에서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해요. 또 튜브를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넓은 집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요. 다람쥐 쳇바퀴처럼 생긴 집을 만든 사람도 있어요. 다람쥐가 쳇바퀴 굴리듯 집을 살짝 굴려 위아래 곳곳에 설치된 시설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거예요. 또 어떤 건축가는 이동식 집에 정수 장치와 태양열을 이용한 발전 시설을 설치해 수도나 전기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도 물과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요? 앞서 살펴본 내용을 생각하며 지금부터 머릿속에 그려보세요. 이미 다양한 형태의 이동식 집을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어요. 또 새로운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니 이동식 주택은 머지않아 일상 속에 자리 잡게 될 거예요. 그 시대의 주인공이 바로 여러분이랍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우주정거장은 지구 궤도를 돌면서 과학 실험과 관측, 우주선 연료 보급 등의 역할을 하는 기지를 말해요. '하늘 위의 우주 종합 터미널' 또는 '유인(有人) 인공위성'으로 불리기도 하지요. 이처럼 큰 건축물을 우주에 어떻게 설치하는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해설: 우주정거장은 각 부품을 지구에서 미리 만든 뒤 로켓과 우주왕복선 등을 이용해 우주로 보내요. 그곳에서 로봇팔 등 각종 기구를 이용해 부품을 조립해 우주정거장을 만들지요.
[관련교과] 3학년 1학기 '우리 생활과 물질', 6학년 2학기 '에너지와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