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훈의 창의력 노트

왜 우리 아이들이 고전을 읽어야 할까요? 어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아이에게 읽히는 것은 스트레스만 주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 잘 읽던 다른 책도 읽지 않게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전에는 위대한 생각, 위대한 영혼이 숨어 있습니다. 이미 세상을 변화시킨 생각이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위대한 생각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인생에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위대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만나기가 결코 쉽지 않지요. 워런 버핏과 점심 한 끼를 하려면 1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러한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책에 보관해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책을 읽기만 하면 직접 만난 것처럼 그 사람을 깊게 만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위대한 생각은 절대로 그 모습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단단한 외피로 둘러싸여 있어서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껍데기를 뚫고 들어가기만 한다면 위대한 영혼을 만나고 그 영혼을 호흡할 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고전은 대개 지식을 직접 알려주기보다는 지식을 다룰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 책입니다. 요즈음은 정보와 지식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보의 홍수에 자칫 아이들의 인생이 휩쓸려 갈 수도 있습니다. 중심을 잡고 살아가려면 확고한 안목을 가져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입니다.

마지막으로 고전은 그 시대를 변화시키거나 그 시대를 대변하는 책입니다. 일례로 미국 대중문화의 한 축을 이해하려면 읽어봐야 할 책 중 하나가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이번에도 이 책이 영화화되면서 미국을 다시 한 번 열광시켰습니다. 그러나 그 책이나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만큼의 인기가 없어 보입니다. 일부 부모님은 만약 아이들이 개츠비처럼 산다면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며 말릴지도 모릅니다. 또 미국의 정치를 이해하려면 거기서 수십 년을 사는 것보다 멜빌의 작품 〈백경〉을 읽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고전이 가져다주는 혜택은 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합니다. 고전을 많이 접하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나중에 위대한 사람이 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