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어린이

하루아침이면 익히는 글자, 훈민정음 별명은 '아침글'

입력 : 2013.10.10 09:06
올해부터 다시 공휴일이 된 한글날 어떻게 보냈니? 마냥 신나게 노느라 한글날의 의미도 잊은 건 아니겠지? 지금은 한글을 쓰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만, 한글이 없다고 생각해 봐. 복잡한 한자를 하나하나 외워가며 써야 할 테니 얼마나 불편하겠니?

한글의 처음 이름은 '훈민정음'이야.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학자들과 함께 만들었고,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그렇게 이름 붙였어. 훈민정음이 없던 시절 우리나라는 한자를 사용했지. 한자 공부를 할 수 없는 백성들은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었단다. 글을 모르니 억울한 일을 당할 때도 잦았고 자기 뜻도 펼칠 수가 없었지. 이런 백성들의 답답한 삶에 훈민정음은 환한 빛을 비춰 주었어. '아침글'이라고도 불리었던 훈민정음은 아침에 시작해 저녁에 다 익힐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자보다 훨씬 쉬웠지. 평범한 백성들도 공부를 조금만 하면 금세 한글 책을 술술 읽고 글도 쓸 수 있었거든. 재미난 책을 두루 읽고, 쓰고 싶은 내용을 한글로 쓰면서 백성들의 삶도 더 풍성해졌지.

[신문은 선생님 키즈] 하루아침이면 익히는 글자, 훈민정음 별명은 '아침글'
/웅진주니어 '한글, 빛나는 발명품'
그런데 1446년 훈민정음을 백성들에게 널리 알린 뒤로도 꽤 오랫동안 한자가 나라의 공식 글자로 쓰였어. 1894년에 고종 임금이 한글을 나라말로 쓴다고 밝힌 뒤에야 비로소 한글이 국문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쓰이게 됐지. 하지만 1910년 우리나라의 주권을 빼앗은 일본이 한글을 쓰지 못하도록 강요해 어려움에 놓이게 됐어. 그럼에도 우리 조상들은 꿋꿋이 우리말과 글을 지켜냈어. 덕분에 지금은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인정받고 있지. 한글을 만들고 아름답게 지켜온 우리 민족이 자랑스럽지?

그런데 요즘 어린이 중에는 한글의 소중함을 잊고 자기 멋대로 외래어처럼 고쳐 쓰는 친구들이 있다고 해. 오늘날의 한글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희생과 수고가 있었는지 기억한다면, 그렇게 한글을 함부로 대하진 못하겠지? 자, 지금부터라도 우리 한글을 바르게 쓰고 아름답게 가꿔가길 바랄게.


[부모님께]

한글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과학적 문자로 불리는 이유에 대해 자녀에게 설명해주세요. 한글 자음이 인체의 발성 기관,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세요. 한자나 영문 등 다른 나라 문자와 비교할 때 한글의 특징이 무엇인지 의견을 나눠보세요.

이요선 | 그림책 출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