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자연

곰을 사람으로 만든 마늘… 피로 덜고 암 예방해요

입력 : 2013.10.03 08:00
오늘은 나라를 세운 것을 기념하는 '개천절'이야. 우리나라 건국 신화에는 마늘이 나와. 곰이 사람이 되려고 어두운 동굴에서 100일 동안 먹은 게 마늘과 쑥이잖아. 곰이 사람(웅녀)이 되어 이 나라를 세운 단군을 낳았지. 이렇듯 신화에 등장할 정도니 아주 오래전부터 마늘을 먹었나 봐.

'마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뭐니? 매운맛과 강한 냄새! 이건 마늘에 들어 있는 알린이란 물질이 알리신으로 변했기 때문이야. 이것 덕분에 마늘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면역력이 높아지고, 피로가 빨리 사라지고, 암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해. 마늘을 먹어서 좋은 점이 이렇게 많다니 '세계 10대 건강식품' '암을 예방하는 최고의 음식'으로 뽑힐 만하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거의 날마다 먹는 마늘은 이렇게 놀라운 채소야.

마늘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채소')
마늘은 서늘한 날씨를 좋아해. 그래서 가을에 심어서 봄에 거두지. 봄에 수확한 마늘 가운데 씨알이 굵고 튼실한 것은 속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로 간직해두지. 이걸 한 쪽씩 심기 위해서야. 흙을 3㎝쯤 덮고, 그 위에 짚이나 들깨 찌꺼기 등을 덮으면 겨울을 잘 날 수 있어. 추위가 막 지나가는 이른 봄이 되면 마늘 싹이 쏙 올라오지. 겨우내 땅속에서 자랄 준비를 부지런히 한 마늘은 봄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 쑥쑥 자라나. 5월 말이 되면 마늘 꽃대가 선단다. 마늘 꽃대를 마늘종이라고 하는데, 마늘 맛이 나면서도 좀 덜 매워. 마늘종은 기름에 볶거나 간장에 삭혀 먹지. 6월이 되면 마늘 줄기가 마르면서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땅속 마늘 알이 영그는 데 온 힘을 모으는 게지.

다시 단군 신화로 돌아가 볼게. 도대체 마늘의 어떤 점이 곰을 사람으로 만든 걸까? 정답은 없으니, 나만의 답을 한번 생각해 보렴.

박윤선 | 생태교육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