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교향곡의 아버지' 헨델이 가장 사랑한 오르간, 영국에 있대요
입력 : 2013.10.02 08:50
[50] 세인트 폴 대성당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마거릿 대처 영국 전 총리는 '장례식으로 국가의 비용을 낭비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선 장례식을 국고 지출 없이 간소하게 치르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나라에 공로가 많은 분이니 국비로 지내는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국 국장(國葬)보다 한 단계 낮은 장례식으로 치러졌습니다.
-
- ▲ 세인트 폴 성당의 외부 모습이에요. 볼록한 지붕 위의 뾰족한 석탑이 눈에 잘 띄어요. /토픽이미지
건축가는 지붕이 그 위의 무거운 석조탑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했지요. 그래서 내부의 천장과 외부 지붕은 가벼운 널빤지와 함석판으로 만들고, 그 사이를 벽돌과 쇠사슬로 된 내부 지붕이 떠받치는 방식으로 지었습니다.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은 이 설계를 공사로 마무리하기까지 몇 차례의 붕괴 위험과 재정적 위기를 겪어야 했지만, 자기 돈을 털어 건축을 이어갈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고 합니다.
-
- ▲ 세인트 폴 성당에 있는 파이프오르간이에요. /세인트 폴 성당 홈페이지
성가대에서 제단으로 이어지는 벽면과 천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의 모습과 천지창조의 과정이 화려한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습니다. 천지창조에는 빛과 물, 식물과 새, 짐승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들어 있는데, 인간 창조의 과정은 빠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성가대석을 채우는 사람들이 대신하도록 한 것이지요. 신을 찬양하는 사람이 함께하면서 비로소 성당 내부의 '천지창조'의 의미가 완성되는 것이랍니다. 이 작품은 '성당이 특징 없고 종교적이지도 않다'는 빅토리아 여왕의 말에 자극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1896년에서 1904년까지 무려 9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지요. 빅토리아 여왕은 1897년 세인트 폴 성당에서 즉위 60주년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윈스턴 처칠의 장례식,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 등 영국의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인물의 중요 행사가 이곳에서 치러졌습니다.
예로부터 세인트 폴 성당은 단순한 종교 건물이 아니라 런던시의 중심이며 왕과 시민이 만나는 자리였다고 합니다. 오늘날 영국인들 역시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세인트 폴 대성당과 함께 기억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