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론

"학생 인권 침해" vs "교육 현장엔 필요"

입력 : 2013.10.02 08:50

출석번호 금지 법안

[NIE(신문활용교육)] [이슈토론]
/김성규
여러분, 혹시 영화 〈레미제라블〉을 본 적이 있나요? 자베르 경감이 장발장과의 첫 만남에서 "죄수번호 24601"이라고 부르자 장발장은 대답합니다. " 내 이름은 장발장이오." 죄수를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 자베르에게 일침을 가하는 장면입니다.

학교에서도 교사가 학생 이름 대신 "2번, 24번, 35번 나와서 수학문제 풀어봐"라고 번호를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관행에 대해 홍종학 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13일 이름을 대신해 번호를 사용하는 것은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며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홍 의원은 "선생님들이 학생 이름을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고 자기 편의를 위해 번호를 부르는 것은 인격을 고려하지 않는 행위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학생을 대상으로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하지 않는다. 설사 번호가 있더라도 이름을 대신해 부르진 않는다"며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한 명 한 명이 어떻게 존중받고 어떻게 불리는지에 따라 아이들 인식에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반면 충북교총에서는 교실 현장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나온 무지의 발상으로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충북교총은 "10학급 이상 수백 명을 담당하는 교원들에게 학기 초부터 학생의 이름을 모두 외워 부르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건 교원과 학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름과 번호를 혼용하여 부르다 보면 이름을 자연스럽게 외우게 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출석번호가 문제가 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키나 남녀를 구분지어 출석번호를 정하는 방식이 학생들의 인권을 훼손한다 하여 정부가 여러 번 개선에 나섰는데요.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선 학생 이름 가나다 순으로 출석번호를 매겨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출석번호로 학생을 부르는 건 인권침해'라는 의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경은 |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