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훈의 창의력 노트

칭찬은 '외계인'도 바뀌게 한다

입력 : 2013.10.02 08:51
요즘 중학생을 외계인이라고 합니다. 전혀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 외계인을 어떻게 해야 지구인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엄마가 아들에게 쓰레기 버리는 것을 도와 달라고 합니다. 아들 얼굴에는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잘 들리지는 않지만 무언가 불평을 쏟아내면서 짜증을 냅니다. 이제 아이 덩치가 커져서 엄마가 힘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이런 아들을 어떻게 하지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엄마가 잽싸게 아이의 귀를 잡아당기면서 아이 손에 쓰레기봉투를 쥐여줍니다. 이때 엄마는 문을 열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 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아들은 할 수 없이 따라갑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아이를 변화시킬 때는 처음에는 약간의 강제성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엄마가 아이의 눈치를 너무 보면 안 됩니다. 그러나 계속 밀어붙이면 부작용이 훨씬 커집니다. 그래서 다음이 중요합니다.

그날 저녁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합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엄마가 아빠에게 "여보, 우리 아들이 오늘 쓰레기 버리는 거 도와줬어요." 아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습니다. 정황 파악이 안 된 아빠는 "우와, 우리 아들 효자구나! 우리 아들 때문에 아빤 너무 기분 좋은데"라며 아들 어깨를 토닥입니다. "아빠, 실은 그게 아니라"라고 아들이 대답을 하려는 순간에 엄마가 다시 말을 합니다. "내 아들이지만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요. 언제 크나 싶었는데 벌써 저렇게 커서 엄마를 도와주네요."

며칠 후 엄마가 다시 아들에게 쓰레기 버리는 것을 도와달라고 합니다. 아들은 군말 없이 바로 들고 따라옵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된 걸까요. 위의 사례처럼 자신의 의도와는 다를지라도 밖에서 보기에 좋은 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칭찬받을 때 사람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사람은 지시하거나 명령해서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자기 안에서 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변하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항상 아이를 칭찬하는 것이 좋습니다. 칭찬하는 만큼 아이의 긍정적 변화의 순간이 많아지니까요.

안진훈 | MSC브레인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