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갔어요
반복되는 무늬… 이슬람의 리듬
입력 : 2013.09.26 09:00
[71] <끝나지 않는 이야기-이슬람의 보물>展
이슬람궁에 끊임없이 새겨진 무늬… 셰에라자드가 차곡차곡 엮어 나간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 떠올라요
집중력 키워주는 이슬람 사원 무늬, 이 무늬보며 같은 기도 동작 되풀이… 도형 반복은 '수학적 무한' 의미하죠
왕비를 사랑했다가 배신당한 왕이 있었어요. 이후 그는 세상의 모든 여자를 미워하게 됐죠. 왕은 새로 아내를 맞은 후 바로 다음 날이 되면 이유도 없이 죽여 버리라고 명령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용감하게 왕을 찾아 온 아가씨 '셰에라자드'는 왕과 하루를 보내고도 죽지 않았어요. 그녀는 아주 재미난 이야기를 왕에게 들려주었고, 왕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해서 조금씩 삶을 연장시켜 주었거든요.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 이야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이야기', '뱃사공 신드바드의 모험' 등 셰에라자드의 이야기가 담긴 '아라비안 나이트'는 신비로운 상상력으로 가득해요. 이야기는 1000일 동안, 그리고 그 다음 날까지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집니다. 마치 이슬람 궁전에 새겨진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늬들처럼 말예요.
한국인은 여백(빈 공간)의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림으로 채워져 있는 곳 주변에는 반드시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빈 곳이 있거든요. 여백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비워내어 고요하게 해주고,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려 좋은 생각으로 그 빈 곳을 가득 채우도록 해준답니다.
그러나 여백이 없이 빼곡한 무늬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어요. 바로 '아라비안 나이트'를 우리에게 전한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들입니다. 건물의 벽은 물론 바닥에 깔린 양탄자에까지 쉬지 않고 이어지는 무늬는 여백을 사랑하는 우리에겐 조금 어지러울 것도 같아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하나의 무늬가 반복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조화로운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지요. 무늬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리듬을 느끼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정신을 집중하는 힘이 커진다고 합니다. 이슬람 사원에 기도하러 오는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은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무늬를 보면서 기도 동작을 되풀이한대요.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 이야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이야기', '뱃사공 신드바드의 모험' 등 셰에라자드의 이야기가 담긴 '아라비안 나이트'는 신비로운 상상력으로 가득해요. 이야기는 1000일 동안, 그리고 그 다음 날까지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집니다. 마치 이슬람 궁전에 새겨진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늬들처럼 말예요.
한국인은 여백(빈 공간)의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림으로 채워져 있는 곳 주변에는 반드시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빈 곳이 있거든요. 여백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비워내어 고요하게 해주고,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려 좋은 생각으로 그 빈 곳을 가득 채우도록 해준답니다.
그러나 여백이 없이 빼곡한 무늬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어요. 바로 '아라비안 나이트'를 우리에게 전한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들입니다. 건물의 벽은 물론 바닥에 깔린 양탄자에까지 쉬지 않고 이어지는 무늬는 여백을 사랑하는 우리에겐 조금 어지러울 것도 같아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하나의 무늬가 반복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조화로운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지요. 무늬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리듬을 느끼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정신을 집중하는 힘이 커진다고 합니다. 이슬람 사원에 기도하러 오는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은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무늬를 보면서 기도 동작을 되풀이한대요.
이슬람 미술에서는 사람이나 동물을 찾기 어려워요. 특히 사람의 이미지는 자칫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인물을 그리거나 만드는 일을 금지하곤 했대요. 이슬람의 신학자들은 사람을 만드는 일은 신의 특권이므로, 사람이 사람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믿었거든요.
그래서 사람과 동물 이미지 대신, 식물과 도형에서 비롯된 무늬가 중심을 이루지요. 작품3의 무늬는 육각형과 동그라미, 삼각형, 그리고 육각별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리고 각 도형 안은 식물의 줄기로 장식되어 있지요.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숫자가 아라비아 숫자이듯, 일찍이 이슬람 문화에서는 수학이 발달했는데요. 어쩌면 도형 무늬의 발달은 수학적인 생각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세계는 수학적인 무한함으로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작품4는 붉은색 바탕에 흰색과 푸른색으로 넝쿨 잎 무늬를 색칠한 타일이에요. 이러한 타일은 사원, 묘지, 공중 목욕탕 같은 건물의 벽을 장식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렇듯 넝쿨 식물의 무늬를 '아라베스크(arabesque)'라고 불러요.
글씨와 도형, 그리고 아라베스크 모양들이 위와 아래, 그리고 양옆으로 퍼져 나가는 이슬람의 무늬들은 영원한 진리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한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작은 무늬들이 끊임없이 반복되어 전체를 채워가듯, 또 셰에라자드가 하루하루를 차곡차곡 이야기로 엮어 나가듯, 이슬람 문화의 특징은 이렇듯 반복과 연결, 그리고 쌓음과 채움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국립중앙박물관 (02)541-3173
[함께 생각해봐요]
여러분 방을 새로운 벽지로 꾸민다면 어떤 모양을 고르고 싶나요? 빈 곳 없이 빼곡한 이슬람의 무늬가 마음에 드나요, 군데군데 빈 곳이 마음을 비워내는 느낌을 주는 우리 전통 무늬가 좋나요? 여러분 방의 벽지에 들어갈 무늬를 디자인해보세요.
[함께 그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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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을 그리는 손’에스허르,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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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정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