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훈의 창의력 노트

엄마가 직접 수학 가르치면
아이는 자신감 떨어집니다

입력 : 2013.09.24 09:06
엄마가 자녀를 키우면서 조심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엄마가 강하게 보이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엄마가 강하면 아이는 기를 펴지 못합니다. 아이는 어려서 쉽게 기가 죽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형제·자매 사이에도 기 싸움이 일어나고, 거기에 진 아이는 기가 죽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런 때 엄마마저도 아이의 눈에 강하게 보인다면 참으로 곤란합니다. 엄마가 세면 아이의 진취성은 저절로 떨어지고, 자신감도 약해집니다. 어느새 아이는 엄마의 눈치만 살필 뿐입니다.

둘째, 엄마가 지나치게 똑똑해 보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똑똑한 사람 앞에서는 자신감을 잃을 수 있고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숙제를 하다가 무엇을 물을 때 엄마가 다 알려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엄마도 잘 몰라서 그러는데 네가 찾아보고 엄마에게 좀 알려줘.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도 똑똑해지겠네", 아니면 "엄마랑 같이 찾아볼까? 엄마도 궁금하네"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엄마는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주어야지 쉽고 편하게 지식을 알려주는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셋째, 엄마가 수학을 직접 지도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수학을 하면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뇌 발달 측면에서도 아이들이 연산에서 실수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 엄마가 직접 수학을 지도하게 되면 아이의 틀린 문제를 색연필로 직접 그어야 합니다. 문제는 엄마가 그렇게 그을 때마다 아이는 마음의 상처를 받고 엄마 앞에서 자신감을 잃어 간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채점을 꼭 해야 할 상황이라면 맞는 문제만 동그라미 치고 틀린 문제는 비워 놓으세요. 아이가 다시 풀어 와서 맞히면 동그라미를 쳐주세요. 아이에게 '우리 엄마는 동그라미 엄마'라는 인식을 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수학을 많이 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엄마가 강하면서, 똑똑하고, 그리고 직접 수학을 지도하는 것입니다. 이 셋 중에서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그것을 자제하는 연습을 지금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