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쑥쑥 역사
우리 조상 중에는 중국·네덜란드 사람도 있대요
입력 : 2013.09.24 09:11
| 수정 : 2013.09.27 10:22
-
- ▲ 일본에서 조선으로 귀화한 김충선은 사성김해김씨(賜姓金海金氏)의 시조가 됐답니다. /사성김해김씨 모하당 문중
그런데 우리 역사의 중심이 되었던 한반도나 남만주 일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살다 온 사람들도 있어요. 이렇게 다른 민족으로 살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가 사는 한반도로 옮겨와 살게 된 사람들을 귀화인(★)이라고 부르지요.
고려 광종 때 과거제도를 시행하자고 건의한 쌍기를 예로 들 수 있어요. 그는 중국의 후주라는 왕조에서 고려로 귀화한 인물이에요. 후주 사신(★)의 한 사람으로 고려에 왔다가 광종의 눈에 들어 고려 관직에 오른 뒤 귀화했어요.
고려 인종 때인 1123년에는 베트남 왕조의 왕자가 고려로 귀화해 이양혼이라는 이름을 얻었어요. 고종 때인 1226년에 귀화한 베트남 왕자 이름은 이용상이고요. 이양혼은 정선 이씨, 이용상은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되었지요.
장순룡이라는 인물은 1254년 원나라 세조의 딸 '제국대장공주'를 따라 고려에 온 위구르인이에요. 위구르는 몽골 고원과 중앙아시아에서 활약한 투르크멘계 민족이었지요. 몽골식 이름은 '셍게'였는데 충렬왕이 원래의 이름 대신 '장(張)'이라는 성씨와 순룡(舜龍)이라는 이름을 주어 귀화하게 했어요. 오늘날 덕수 장씨의 시조가 되었답니다.
조선왕조실록 태조 7년의 기록 중에는 '유구국의 산남왕 온사도가 그 소속 15인을 거느리고 조선 땅에 오니 나라에서 옷과 식량을 주었다'는 내용이 있어요.
유구국은 류큐 왕국, 즉 지금의 일본 오키나와 일대에 있던 나라를 말해요. 1394년에 류큐 왕국을 통치하던 왕이 권력 다툼에 밀려나 바닷길로 조선의 남해로 온 것이에요. 경남 진주로 들어온 그를 태조 이성계가 후하게 대접해 조선에 살게 하였지요.
그런가 하면 임진왜란 때인 1592년에 우리나라를 쳐들어온 일본인 사야가가 조선 문물의 뛰어남에 반해 귀순(★)했어요. 그는 조선에 여러 차례 큰 공을 세워 임금으로부터 김해 김씨 성과 충선이라는 이름을 받았답니다.
네덜란드인 벨테브레이는 1627년에 당시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바타비아(★)에서 일본 나가사키로 항해하던 도중 제주 앞바다에서 태풍을 만났어요.
-
- ▲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박연 동상이에요. 조선으로 귀화한 벨테브레이를 기념하기 위해 고향 네덜란드에서 우리나라에 기증한 거예요. /위키피디아
이처럼 여러 지역에서 다른 민족으로 살다가 한반도에 들어온 귀화인들은 우리 언어와 문화·풍습에 적응하고 살면서 우리의 또 다른 조상이 되었어요. 아울러 우리 민족이 더욱 멋진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이루는 데 한몫했답니다.
★귀화인: 다른 나라의 국적을 얻어 그 나라의 국민이 된 사람을 말함.
★사신(使臣): 임금이나 국가의 명령으로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
★시조(始祖): 한 겨레의 맨 처음이 되는 조상.
★귀순: 적이었던 사람이 반항심을 버리고 복종하거나 순종함.
★바타비아: 지금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압송: 죄인을 어느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데려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