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몸 다쳐도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되는
'울버린'의 초능력… 우리 몸에도 있다?

입력 : 2013.09.10 09:19

사고·질병에 의해 상처 입는 우리 몸, 피부·뼈·혈액·간은 재생 가능하대요
상처 생기더라도 일정 시간 지나면 재생된 세포, 상처자리 메꿔 치료되죠

요즘 재생 기술은 화상 흉터는 물론 잘린 신체까지도 회복시킬 수 있대요

"나도 영화 속 영웅 같은 능력이 있다면…."

한 손으로 자동차를 들고, 하늘을 나는 영웅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해요. 사람들은 초능력이 있는 영웅을 소재로 한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저 능력이 나에게도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도 하지요. 올해에도 영웅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개봉했는데, 오늘은 그중 최근에 상영한 영화 속 주인공 '울버린'의 능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가장 눈에 띄는 울버린의 능력은 바로 재생 능력이에요. 재생(再生)이란 싸움·사고·질병 등의 원인으로 생물체의 신체 일부가 상처를 입거나 떨어져 나갔을 때 다시 본래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을 뜻해요. 영화 속 울버린은 칼에 베이거나 총알을 맞아도 금세 상처가 아물지요. 심지어 몸의 일부가 잘려나가도 다시 회복해요. 만약 우리에게도 이러한 놀라운 재생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요?


◇인간도 재생 능력이 있다?

사실 우리 몸도 재생 능력이 있어요. 한 번쯤 상처 입어 본 경험이 있겠죠? 뛰다가 넘어져서 피가 나거나, 어딘가에 부딪혀 멍이 들거나, 날카롭고 뾰족한 물건에 찔리는 등의 사고는 자주 일어나곤 하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어디를 다쳤는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지요? 바로 우리 몸에 재생 능력이 있다는 증거랍니다. 피부의 상처뿐만이 아니에요. 뼈가 부러져도 잘 맞추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뼈가 스스로 붙어요. 피를 어느 정도 흘리더라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이유는 혈액이 끊임없이 재생되기 때문이고요. 간은 3분의 2가 잘려도 원래 크기로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해요. 문제는 우리 몸의 재생 능력을 벗어난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거나, 전혀 재생할 수 없는 부분이 손상됐을 때예요. 주위를 보면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탄 사람, 앞을 볼 수 없어 지팡이를 짚고 안내견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 신체 일부가 없는 사람, 화상을 입은 사람 등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어요. 만약 우리 몸이 영화 속 영웅 같은 재생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이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은 없겠지요?

[신문은 선생님] 몸 다쳐도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되는 '울버린'의 초능력… 우리 몸에도 있다?
/그림=정서용
생물체가 재생하는 원리는 세포의 분열 능력에 있어요. 세포분열이란 세포 한 개가 두 개로 갈라져 세포 수가 불어나는 생명현상이지요. 상처가 났다는 것은 신체조직을 이룬 세포가 파괴됐다는 것이고, 본래 모습을 찾으려면 파괴된 세포만큼 세포가 늘어나야 해요. 우리 몸의 피부는 세포분열이 가장 왕성한 부위라 할 수 있어요. 상처를 입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가장 바깥쪽 피부가 자연스레 떨어져 나가지요. 우리가 씻을 때 나오는 '때'가 바로 오래된 피부세포랍니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세포가 불어나며 빈자리를 메워 회복이 되지요. 하지만 상처 부위가 너무 깊어지면 재생할 수 없거나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지요.

어떤 생물들은 놀라운 재생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파충류인 도마뱀은 천적을 만나면 꼬리를 흔들며 적을 유인하고서 스스로 꼬리를 떼어내요. 떨어진 꼬리는 계속 꿈틀거려서, 천적이 꼬리에 신경 쓰는 사이 도마뱀은 도망가는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도마뱀 꼬리는 다시 자라나게 되지요. 정말 신기하지요? 그런데 한 번 꼬리를 자른 도마뱀은 또다시 꼬리를 자를 수 없다고 해요. 재생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커서 몸이 왜소해지고 약해지는 데다, 재생된 꼬리에는 뼈 대신 힘줄이 생겨난대요. 게다가 도마뱀 역시 꼬리가 아닌 신체가 잘릴 경우에는 재생하지 못해요.

양서류인 도롱뇽은 꼬리뿐 아니라 다리가 잘려도 재생이 가능해요. 도롱뇽의 다리가 잘리면 잘린 부분에서 '재생아'라는 세포 덩어리가 생겨서 잘려나간 모양 그대로 재생해요. 불가사리의 능력은 더 놀라워요. 불가사리는 여러 조각으로 잘라도, 잘린 조직 하나하나가 한 마리 불가사리로 재생된답니다. 불가사리란 이름은 '죽일 수 없다'란 의미의 '불가살이(不可殺伊)'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이름으로 불릴 만하지요? 재생 능력을 가진 동물들을 잘 살펴보면, 몸의 형태가 단순하고 작은 동물일수록 재생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런 점에서 볼 때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고 생태계를 지배하는 인간의 재생 능력이 다른 동물들보다 약한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간의 재생 능력은 발전 중

인간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상처를 치료하고 절단된 신체를 다시 붙이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어요. 예전에 깊은 상처는 흉터를 남길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다른 부위의 피부를 떼어 이식하거나 건강한 피부세포를 추출해 이식하는 방법으로 흉터 없이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요. 특히 화상 흉터는 환자들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주는데, 피부 재생 기술의 발전은 그들에게 큰 희망을 주게 됐지요. 절단된 신체를 다시 붙이는 미세 접합 기술도 크게 발전해, 팔다리가 잘리더라도 일정 시간 잘린 신체를 잘 보존하면 혈관·신경을 이어 기능을 회복시킬 수도 있게 됐어요.

우리는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도 없고, 적을 상대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도 없으며, 추위를 견뎌낼 털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그 어떤 동물들보다도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둘씩 극복해 왔지요. 비록 다른 생물들보다 약한 재생 능력을 가진 우리지만, 생각과 노력이 멈추지 않는 한 머지않아 모든 장애를 극복하게 될 날이 오리라 믿어요.


[관련 교과]
3학년 2학기 '동물의 세계' 5학년 2학기 '우리 몸'


[함께 생각해봐요]

어렸을 때 이가 빠지고 나면 영구치가 나는 것, 머리카락이 저절로 빠지고 다시 자라나는 것, 손·발톱이 계속 자라는 것도 재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해설: 재생은 크게 ‘병리적 재생’과 ‘생리적 재생’으로 나눌 수 있어요. 어떤 사고나 질병으로 입은 손상이 회복되는 것이 병리적 재생이지요. 어린이가 유치를 갈거나 새의 깃털이 주기적으로 빠지고 나는 것 등, 자연적으로 떨어지고 보충되는 현상은 생리적 재생이에요.
조영선 | 과학학습도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