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탄생 100주년 맞은 인어공주 동상,
누가 만들었을까요?
입력 : 2013.09.02 23:55
[45] 덴마크 코펜하겐
- ▲ 코펜하겐에 세워진 인어공주 동상이에요. /토픽이미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랑엘리니(Langelinie) 공원에는 약 80㎝ 남짓의 인어공주 동상이 있습니다. 이번 축제는 이 동상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랍니다. 실제로 안데르센이 인어공주 이야기를 쓴 것은 1836년에서 1837년 사이의 일이라고 해요. 그런데 사실 안데르센이 인어공주를 만들어 낸 장본인은 아니에요. 지금 동상이 자리 잡은 코펜하겐 주변 해협은 중세 때부터 '인어의 골짜기'라고 불렸다고 하니까요. 이곳은 안데르센이 젊은 시절 거주하던 곳, 그리고 그가 태어나 자란 고향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랍니다.
1913년 만들어진 인어공주의 동상은 명성에 비해 화려하거나 눈길을 끄는 모습은 아닙니다. 맥주회사 '칼스버그' 창업자의 아들 칼 야콥센(Jaco bsen)이 인어공주 발레 공연을 보고 조각가에게 주문한 동상이라고 해요. 이 동상은 100년 동안 수많은 수모를 겪었답니다. 목이 베이고 팔이 잘려나가거나 하루아침에 페인트를 뒤집어쓰는 등, 동상이 당한 일들은 엽기적이기까지 하지요. 폭탄 공격으로 파손돼 바다에 버려지기도 했대요. 마치 동화 속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된 것처럼 동상도 비극적 운명이 따르는 것 같네요.
인어공주 동상이 위치한 주변 코펜하겐의 니하운 운하는 항구도시 코펜하겐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거리입니다. 코펜하겐은 '상인의 항구'라는 뜻이고 니하운은 '새로운 항구'라는 의미인데요, 니하운에는 운하를 중심으로 동화책 속 그림 같은 집이 늘어서 있어요. 대부분이 이 운하가 완성된 1673년 당시에 지어진 17~18세기 건물이라고 하지요. 그 시절 이곳은 선원들이 여독을 푸는 술집 거리였다고 합니다. 대부분 건물 1층에는 노천카페나 레스토랑이 들어서, 코펜하겐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답니다.
내륙 쪽 코펜하겐 근교의 오덴세는 안데르센이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안데르센 마을'이라고도 불려요. 마치 그가 쓴 동화 같은 분위기의 평화로운 마을이지요. 소박한 박물관이 된 안데르센 생가에는,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아름다운 상상을 담은 수많은 동화를 만들어 내기까지 그의 인생사가 담겨 있습니다. 박물관 밖 아름다운 정원에서는 인어공주를 비롯해 벌거벗은 임금님, 백설공주 등 그가 쓴 동화 속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지요.
- ▲ 니하운 운하의 모습이에요. 운하를 중심으로 알록달록 그림 같은 건물이 늘어서 있어요. /Getty Images 멀티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