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네덜란드인은 왜 나막신을 많이 신었을까?
입력 : 2013.09.04 11:26
[43] 네덜란드 잔세스칸스
유난히 길었던 올여름 장마엔 물난리 소식도 잇따랐습니다. 빗물에 속수무책인 장면을 보니, 물이 새는 둑을 맨손으로 막아 마을을 구했다는 네덜란드의 한 소년이 떠오르네요. 비록 동화 속 주인공이지만 오랜 세월 물과 사투(死鬪)를 벌인 끝에 오늘날의 영토를 일궈 낸 네덜란드인의 정신과 역사를 대변하지요. '신은 세계의 자연을 만들었다. 네덜란드만 제외하고.' 네덜란드인들은 바다를 막아 땅을 만들었어요. '네덜란드'라는 나라 이름도 '낮은 땅'이라는 뜻이고, 수도인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로테르담', '에담' 등 지명의 '담'은 물을 막는 댐(dam)을 의미한대요.
네덜란드의 풍차는 네덜란드인과 함께 바다를 육지로 바꾼 기적의 주인공이랍니다. 암스테르담 외곽의 동화 같은 풍차 마을 '잔세스칸스(Za anse Schans)'에는 18세기까지 1000여 개의 풍차가 돌아가고 있었다고 해요. 풍차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톱니바퀴가 힘차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풍차를 돌려 만들어진 동력은 바닷물을 퍼내는 일만 한 것이 아니라 식료품·비료 등 다양한 생필품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전 세계에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의 풍차는 네덜란드인과 함께 바다를 육지로 바꾼 기적의 주인공이랍니다. 암스테르담 외곽의 동화 같은 풍차 마을 '잔세스칸스(Za anse Schans)'에는 18세기까지 1000여 개의 풍차가 돌아가고 있었다고 해요. 풍차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톱니바퀴가 힘차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풍차를 돌려 만들어진 동력은 바닷물을 퍼내는 일만 한 것이 아니라 식료품·비료 등 다양한 생필품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전 세계에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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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잔세스칸스 마을의 풍차들이에요(왼쪽 사진). 물과 싸웠던 네덜란드인들은 나막신을 만들어 신었어요(오른쪽 사진). /Corbis 토픽이미지
잔세스칸스에는 나막신 상점도 있어요. 땅에 물기가 많아 질척거리는 길에 적응하기 위해 나막신을 만들어 신었다고 하지요. 나무토막을 깎아 신을 만드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는데요, 곡선이 많아 깎는 과정이 복잡할 것 같은 예상과 달리 의외로 쉽게 만들어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상점에는 지역, 용도에 따라 다양한 나막신이 진열돼 있어요. 매우 화려한 결혼식용 나막신부터, 하이힐형이나 롤러 블레이드형 등 현대적인 나막신도 있지요. 무겁고 불편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막상 신어보면 매우 발이 편하고 가볍답니다. 나막신 재료인 포플러 나무의 특징이라고 해요. 높은 굽의 디자인으로 발을 보호할 뿐 아니라 수분을 흡수하고 보온성까지 뛰어나지요. 네덜란드인은 지금도 특별한 날이나 농사를 지을 때 나막신을 즐겨 신는다고 합니다.
네덜란드는 17~18세기 해양 강국으로 세계를 호령했던 나라이기도 하지요. 그래서인지 네덜란드인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면서도 합리적이고 검소하며 절제된 생활을 합니다.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남기려는 상인의 생활 방식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인가 봐요. 바다를 육지로 만든 나라 네덜란드는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해냈어요. 자연과 역사의 풍파를 모두 견뎌냈기에, 오늘날 그들이 누리는 풍요로움은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