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읍시다

"말이 혀로 몰리면 생각해보자, 굳이 말해 이로울 게 있나?"

입력 : 2013.09.04 11:27
※다음은 플루타르코스'수다에 관하여' 원문 중 일부입니다. 위의 글을 읽고 다음 ( ) 안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써 넣으세요.


철학이 수다를 치유하려 한다면 까다롭고 힘든 과제를 떠맡는 셈이다. 수다의 치료약은 말이고, 말은 듣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수다쟁이들은 계속 지껄이느라 누구의 말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침묵하지 못하는 상태가 듣지 못하는 상태로 이어지는 것, 이것이 바로 수다쟁이들이 걸린 병의 첫 징후이다. 이것은 스스로 자초한 귀머거리 현상인데, 그 희생자들은 아마도 귀는 둘인데 입은 하나밖에 주지 않았다고 자연을 탓할 것이다.(중략)

확실한 것은, 말을 하지 않아 이득이 된 경우는 많아도, 말을 하여 이득이 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말하지 않은 것은 언젠가 말할 수 있어도, 일단 말한 것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그것은 엎질러진 물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건 인간이지만, 침묵하는 법은 신들이 가르치는 것 같다.(중략)

그리스인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플루타르코스예요.
그리스인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플루타르코스예요. 그는‘영웅전’을 비롯한 많은 책을 썼어요. /Corbis 토픽이미지
(①)을 지키지 않았다고 대체 무슨 권리로 남을 나무랄 수 있단 말인가? 알려져서는 안 될 일이라면 남에게 이야기하지 말았어야 할 것이다. 그대가 (①)을 그대에게서 꺼내어 다른 사람 속에 감추려 한다면, 그대 자신보다 남을 더 신뢰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자가 그대보다 더 나을 게 없다면 그대는 끝장날 것이며, 그것은 그대 책임이다. 그자가 그대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면 그대는 운 좋게 구원받을 것이다. 그대는 그대 자신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냈으니까. '그는 역시 내 친구이니까.' 하지만 내가 그를 신뢰하듯 그에게도 신뢰할 친구가 있을 것이며, 그 친구에게도 또 다른 친구가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①)은 수다를 통해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며 불어나고 증식한다.(중략)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까닭은 수다를 탄핵하려는 것이 아니라 (②)하려는 것이다. 병은 (②)를 통해 고칠 수 있는데, (②)하려면 먼저 진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통을 주지 않는데도 악습을 피하거나 마음에서 지우는 습관을 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우리는 악습에서 비롯되는 피해와 치욕을 이성적으로 관찰할 수 있을 때 고통을 느낀다.(중략)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질문이 던져졌을 때, 수다쟁이는 모두가 대답하기를 사양할 때까지 기다리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중략)

대답이 불충분할 경우, 그때는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이 비난을 사지 않는 시의적절한 처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질문을 받았는데 우리가 그에게서 대답할 기회를 가로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중략)

일단 이런 버릇을 들이고 나면 조심하고 성찰하는 버릇도 들여야 한다. 말하고자 할 때나 말이 혀로 몰려들면, 자문해보아야 한다. "대체 어떤 말이기에 이렇게 억지로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하지? 내 혀는 왜 이리 안절부절못하지? 내가 말해서 이로운 점은 무엇이며, 말하지 않아서 해로운 점은 뭐지?" 말하는 것은 무거운 짐을 더는 것과는 다르다. 말은 해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답: ①비밀 ②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