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껍질까지 보약… 수박에 담긴 영양소의 비밀

입력 : 2013.09.04 11:32
"아삭아삭 쩝쩝~. 우와 시원하다!"

쨍쨍 내리쬐는 햇살, 뜨겁게 달아오른 아스팔트와 건물들. 숨 쉬기 답답할 정도로 덥지만, 선풍기 앞에 앉아 냉장고에서 꺼낸 수박을 한 입 베어 물면 더위가 사라지는 것 같아요. 수박은 더운 여름에 꼭 맞는 먹을거리예요. 90% 이상이 수분일 정도로 수분이 많아서, 땀으로 부족해진 몸 안의 수분을 보충해 갈증 해결에 좋아요. 여름에는 몸의 대사 활동이 빨라지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돼 무기력해지기 쉽지요? 수박에는 포도당과 과당이 풍부해요. 이 물질들은 우리 몸에 빠르게 흡수된 후 에너지로 사용돼, 몸을 빨리 회복되게 하지요. 그뿐만 아니라 수박에는 '시트룰린'이라는 아미노산이 있어 몸 안의 불필요한 단백질이 오줌으로 잘 걸러지도록 돕는 역할도 한답니다.

수박 설명.
/그림=정서용
◇빨간 수박 한 조각, 영양소가 가득해요

수박의 빨간 속살은 먹는 느낌을 더해줘요. 수박이 빨간 이유는 빨간빛을 띠게 해 주는 영양소 '리코펜' 때문이에요. 리코펜은 심장을 튼튼하게 해 주고 암을 막아준답니다. 수박 껍질의 하얀 속살과 씨에도 좋은 영양소가 들어 있어요. 수박 속껍질에는 비타민C가 매우 풍부한데, 이 흰 부분을 따로 잘라 김치처럼 담가 먹거나 양념을 해 먹으면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요. 껍질을 갈거나 얇게 썰어 얼굴에 팩으로 사용하면 비싼 팩 못지않은 효과도 얻을 수 있답니다. 수박씨는 단백질·지방·당질·무기질·비타민B 등 우리 몸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니 뱉지 말고 꼭꼭 씹어 먹는 게 좋아요. 수박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찔까 걱정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수박은 100g당 21㎉라고 해요. 콜라 한 잔이 100㎉가량이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 좋은 식품이지요.

◇수박은 과일이 아니라 채소래요

어떤 친구들은 수박이 사과나 복숭아 같은 과일처럼 달콤하기 때문에 수박도 과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수박은 채소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요. 사과·복숭아·수박·토마토는 모두 꽃이 피고 진 다음 그 자리에서 생겨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과일과 채소로 나누기에는 구분이 모호하긴 하죠. 보통 나무에서 열리는지, 풀에서 나는지, 여러 해를 살 수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과일과 채소를 구분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과·복숭아는 여러 해를 사는 나무에서 나기 때문에 과일이고, 수박·토마토는 겨울을 날 수 없는 풀에서 나기 때문에 채소로 분류할 수 있어요. 수박·토마토·딸기가 고구마·양파·배추·시금치처럼 채소라는 사실이 이해가 잘 안 된다고요? 채소는 열매채소, 뿌리채소, 줄기채소로 나눌 수 있어요. 땅콩은 열매채소, 고구마·감자는 뿌리채소로 분류해요. 고구마는 뿌리가 커진 것이고, 감자는 땅속줄기가 큰 것이라 각각 괴근류·괴경류로 다시 나뉘지요. 그런데 열매나 줄기, 뿌리 등의 특징이 워낙 다양해 정확한 기준으로 나누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분류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해요.

더운 여름을 이겨낼 때엔 물놀이에 시원한 수박이 최고예요.
더운 여름을 이겨낼 때엔 물놀이에 시원한 수박이 최고예요. /조선일보DB
우리가 수박을 먹고 뱉은 수박씨를 심으면 자라서 커다란 수박이 맺힐까요? 거름을 잘 주고 키워도 보통 수박의 절반 크기도 키우기 어렵다고 해요. 우리가 먹는 수박은 '접붙이기'란 방식으로 커요. 서로 다른 식물 두 개를 이어 붙여 하나의 개체로 만드는 재배 기술이지요. 보통 한 식물은 뿌리 역할을 하고 한 식물은 열매를 맺는 역할을 하는데, 호박과 박은 뿌리가 튼튼하고 병충해에 강하며 양분을 잘 흡수해서 큰 열매를 잘 맺어요. 그래서 박과 식물이 뿌리 부분을 담당하게 하고, 줄기는 수박이 열릴 수 있도록 두 식물의 절단면을 서로 맞대어 붙이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수박은 양분을 더 많이 공급받아 커지지요. 이렇게 접붙이기를 했다고 해도 농부들은 큰 수박을 얻기 위해 마디마디 새로 나오는 줄기를 잘라버리고, 한 줄기에 수박이 여러 개 열리면 다른 수박을 잘라낸다고 해요. 수박 하나에 양분이 집중되도록 하기 위한 거예요. 여러분 앞에 놓인 수박에는 그런 노력이 담겨 있어요.

수박이 인기 있는 채소인 만큼 먹기 좋은 형태로 수박을 개발하기도 해요. 수박씨를 귀찮아하는 사람이 많아 '씨 없는 수박'이 만들어졌지요. 수박 싹이 나올 때 콜히친이란 물질을 흡수시키면 염색체의 수가 변하며 씨를 만들지 못하는 수박으로 자라나지요. 껍질이 두꺼운 것이 불만인 사람들을 위해 껍질이 얇은 복수박도 개발됐어요. 껍질이 얇아 참외처럼 깎아 먹을 수 있다고 해요. 독특함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껍질이 노란 수박, 속이 노란 수박, 껍질이 검은 수박 등 다양한 품종도 만들어졌어요. 속이 노란 수박엔 빨간색을 내는 리코펜 대신 노란색을 내는 '베타카로틴'이 들어 있어요. 베타카로틴은 호박·고구마·당근 등 속이 노란빛을 띠는 과일과 채소에 들어 있는데, 몸속의 유해 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늦춰주고 면역력을 길러준다고 해요.

어떤가요? 수박에 이렇게 다양한 비밀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지 않나요? 우리 모두 맛 좋고 영양 만점인 수박 많이 먹고 올여름 무더위를 말끔히 날려버리길 바랄게요.


[관련 교과]
4학년 1학기 '식물의 한살이', 4학년 2학기 '식물의 세계', 5학년 1학기 '식물의 구조와 기능'


[함께 생각해봐요]

일본에서 만들어진 네모난 수박이 이슈가 됐어요. 이 수박은 신기하게도 정육면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요. 이 수박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해설: 일반 수박이 달걀 크기 정도로 자랐을 때 튼튼하고 네모난 통에 넣어 길러요. 수박이 자라면서 틀 모양대로 변형된대요. 둥근 수박과 달리 운반하기 쉬운데, 먹기보다는 주로 관상용이나 장식용으로 쓰인다고 해요.
조영선 과학학습도서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