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내 친구

"즐기는 사람 못 이긴다" 열정이 세상을 바꾸죠

입력 : 2013.09.04 11:32

[41]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종교와 사회의 관계에 관심가진 '베버'
자신의 일, 신의 부름이라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한다는 것 알아냈어요

좋아하는 일 하면 결과 좋은 것처럼 성공과 실패는 열정이 결정하죠

"서구의 근대를 만든 것은 '보편적 합리성'이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막스 베버(Weber)는 그의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합리성이란 인간 이성에 기초한 사고방식이지요. 그는 이 합리성이 특정 분야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서구 문명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서구 근대 과학의 탁월한 발전, 법학의 체계화, 다른 문화권의 다성 음악과 차별화되는 합리적인 화성 음악,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고등교육기관의 출현 등을 예로 들어요.

저자는 무엇보다도 '자본주의'에 주목하고, 합리성이 서구 자본주의를 태동()시켰다고 봅니다. 인간은 누구나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있고, 또 아주 오랜 옛날부터 거래를 해왔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지요? 하지만 베버는 이런 것은 자본주의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자본주의는 지속적이고 합리주의적인 경영에 의한 이윤 추구를 뜻하며, 세계 어디에나 있던 상업적 활동이 서구의 합리적 사고와 만나 비로소 자본주의로 발전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특히 그는 노동의 합리적인 자본주의적 조직화가 자본주의의 태동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해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기억하나요? 베버의 주장은 스미스가 '국부의 원천은 노동의 합리적인 조직화, 즉 분업의 원리'라고 본 것과 어떤 면에서는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림=이병익
베버는 '자본주의는 서구의 근대적 합리성을 만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자본주의의 씨앗이 서구 근대의 합리적 정신의 밭에 떨어져 싹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싹이 난 자본주의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만나 잘 자라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자본주의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거예요. 프로테스탄트는 기독교의 한 분파랍니다. 로마 가톨릭을 구교라고 한다면, 프로테스탄트는 신교라고 할 수 있지요. 대체 종교적 윤리가 자본주의와 어떤 상관이 있다는 것일까요? 베버는 종교와 사회의 관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와 독일 자본주의 산업과의 통계적 연관성, 프로테스탄트와 숙련노동의 상관성을 찾아냈어요. 그리고 한 나라 안에서도 종교에 따라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나갑니다. 삶의 세속화를 추구했던 프로테스탄트들은 자신의 직업이 신의 소명()이라고 봤어요. 따라서 종교적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이러한 프로테스탄트의 사고방식이 발전하면서, 부를 추구하고 축적하는 것을 곧 신의 축복의 징표로 해석하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부를 추구하는 것은 곧 신을 위한 일이며, 반대로 부를 획득하지 못하는 것은 비종교적인 일로 여기는 거예요. 베버가 프로테스탄트의 윤리를 자본주의와 연결해 생각하는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어요. 오늘 우리가 이야기 나누는 고전의 제목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지요.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자본주의 자체를 발전시켰다기보다는, 자본주의 발전의 기반이 되는 '자본주의 정신'과 관계가 있다는 거예요. '소유에 대한 욕구' 자체만 갖고 있던 것과는 달리, '합리적 영리 추구'로 자본주의 시스템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이야기


승호는 방학을 앞두고 일과표를 짭니다.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승호이기에, 무리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꼭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일과표에 넣었어요. 방학 첫날! 승호는 시간표에 적힌 대로 7시에 일어났습니다. 9시에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축구교실에 갔지요. 부족한 부분인 수학을 보충하기 위해 매일 오후 수학 공부를 1시간씩 하기로 했네요. 승호는 수학 책을 펴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2시간 동안 진행된 축구교실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는데, 1시간 동안 하기로 한 수학 공부는 10시간이라도 되는 듯 길기만 합니다.

프랑스 출신 종교개혁가 장 칼뱅입니다.
프랑스 출신 종교개혁가 장 칼뱅입니다. 막스 베버는 칼뱅의 사상에서 출발한 칼뱅주의(청교도주의)가 서구 근대 자본주의를 발전시켰다고 봤어요. /Corbis 토픽이미지
여러분이 앞으로 하게 될 일,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막스 베버의 글에 등장하는 프로테스탄트들은 일을 신의 부름으로 여기며 이성과 지혜를 다해 신성하게 임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일을 열심히 해야 할까요? 답은 여러분 안에 있답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어요. 어떤 일이든 1만 시간을 투자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1만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고,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겠지요. 그렇게 되면 일은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이 아니라 '천직()'이 될 거예요. 마치 그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일 자체로 행복을 누리며 살게 되는 것이지요.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바로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에서 시작됩니다. 막스 베버의 고전을 통해, 사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힘은 '정신'에서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여러분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것 역시 여러분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가진 삶의 윤리와 마음가짐을 먼저 점검해 보세요.


★태동(胎動):
어떤 일이 생겨날 기운이 싹틈.

★소명(召命): 어떤 일이나 임무를 하도록 부르는 명령.

★천직(天職): 타고난 직업이나 직분.


[고전 1분 퀴즈]

1.독일의 사회철학자 막스 베버는 ( )이 서구 문명 전반에 걸쳐 나타났고, 서구 자본주의를 태동시켰다고 말합니다.

2.프로테스탄트는 ( )를 추구하고 축적하는 것을 ( )을 위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정답: 1.합리성 2. 부, 신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