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여행

나폴레옹이 승전 기념으로 지은 개선문, 정작 완성은 못봤대요

입력 : 2013.09.06 10:40

[41] 프랑스 파리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이에요.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이에요. /토픽이미지
매년 7월 14일 프랑스에서는 1789년 혁명일을 기념해 성대한 기념식을 치릅니다. 왕권의 절정기를 이뤘던 시대, 화려한 왕실 생활과는 대조적으로 시민의 생활은 날로 궁핍해졌고 참다못한 시민은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프랑스는 혁명군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7월 14일을 기념일로 지정해 혁명 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가장 넓은 장소인 콩코르드 광장(Place de la Concorde)의 아름다운 분수대는 원래 단두대가 놓였던 장소였답니다.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이곳에서 처형을 당했습니다. 그 외에도 혁명군 지도자였던 당통, 로베스피에르 등 1343명도 이곳에서 처형됐지요. 혁명 후에는 이곳을 '혁명 광장'으로 불렀지만, 1795년 공포 정치가 끝나면서 조화를 뜻하는 '콩코르드'로 이름이 바뀌었고 세월이 흐른 지금은 파리 시민의 휴식처가 됐지요.

콩코르드 광장 한편으로 에펠탑이 보입니다. 이번 혁명 기념식에도 아름다운 불꽃과 함께 에펠탑이 TV 화면을 메웠지요.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의 상징으로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지식인·예술가 등 많은 이는 에펠탑이 파리의 경관을 해친다며 '파리의 수치', '흉물' 등 심한 말을 하고 미워했다고 해요. 소설가 모파상은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에펠탑 안 식당에서 식사했다는 일화도 있답니다.

하지만 오늘날 에펠탑은 시민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정각부터 수분 동안 아름다운 빛을 내며 반짝이는 에펠탑 조명은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이제 에펠탑을 올라 볼까요? 철골 사이로 탑 아래쪽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이기 시작하네요. 전망대에서 보는 파리 전경은 파리 시민과 여행자를 위한 에펠탑의 선물 같아요. 품격있는 센 강, 위풍당당한 개선문을 포함해 파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요.

매년 혁명기념일에 열리는 군사 퍼레이드는 언제나 개선문에서 출발합니다. 개선문은 1806년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로마제국의 개선문을 본떠 만들게 한 것으로 1836년에 완성됐어요. 정작 나폴레옹은 개선문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1821년 유배지인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사망했지요. 네 개의 기둥에 새겨진 부조는 나폴레옹의 공적을 주제로 한, 그의 승리를 찬양하는 작품들이랍니다. 기둥 안쪽에는 프랑스 장군 600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개선문 아래에는 무명용사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파리에서 열린 혁명기념일 불꽃쇼 모습이에요.
지난 14일(현지 시각) 파리에서 열린 혁명기념일 불꽃쇼 모습이에요. /REUTERS
프랑스 사람들의 '국민 빵'인 바게트는 프랑스 어로 '지팡이'라는 뜻이랍니다. "빵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쳤던 혁명 시대 궁핍했던 국민의 애환이 담겨 있어,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평등을 상징한다지요. 프랑스는 1789년 혁명 이후에도 수차례 혁명을 겪어 오늘날의 모습이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인들은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도 진취적이고 변화에 익숙하답니다. 도시와 생활 곳곳에 혁명의 자취를 간직한 프랑스인들은 오늘날 번영의 거름이 되는 고통의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는 듯하네요.



황수진 | 교원올스토리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