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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중심지였던
낙동강 하류에서 '가야' 탄생했죠

입력 : 2013.09.02 23:51
우리나라 곳곳에서도 '우각호', '선상지', '삼각주' 등 물의 흐름으로 생긴 곳을 찾아볼 수 있어요. 이 중 우각호와 삼각주의 예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낙동강 하류 지역이지요.

삼각주가 발달했다는 것은 퇴적물이 쌓여 비옥한 평야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이고, 논밭을 만들어 농사짓기도 좋을 테니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합했겠죠? 그래서 낙동강 하류 지역에서는 일찍부터 문명이 싹트고 경제와 문화가 발달했어요. 과연 옛날 낙동강 하류 지역에는 어떤 나라가 있었을까요?

경남 김해의 수로왕릉이에요.
경남 김해의 수로왕릉이에요. 수로왕은 가락국의 시조로 알려졌어요. /문화재청 제공
'이곳은 토지가 기름지고 아름다워 오곡(★)과 벼를 가꾸기에 알맞다. 누에 치는 법을 알아서 비단을 짜서 입는다. 말과 소를 타고 다닐 줄 알며, 혼인을 하는 데 있어 예절과 남자와 여자가 구별이 있다.', '철이 생산되는데 한·예·왜가 모두 와서 사간다. 시장에서 매매는 철로 이루어져서 마치 화폐를 쓰는 것과 같다.'

중국의 역사책 '삼국지' 중 위서 동이전에서 '변진'에 대한 기록 중 일부예요. 변진은 변한을 일컫는 다른 말로, 변한은 마한·진한과 함께 삼국시대가 성립되기 이전 한반도 중남부 지방에서 세력을 펼쳤어요. 변한·진한·마한을 합쳐 삼한이라고 부른답니다.

'후한서'에는 삼한의 위치에 대해 '변한은 남쪽에 있고 마한은 서쪽에 있고, 진한은 동쪽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어요. 역사학자들은 마한은 지금의 충청도·전라도·경기 일부 지역, 진한은 지금의 강원도·충청북도·경상북도 지역, 변한은 경상도로 봐요. 마한을 지금의 충청도·전라도, 진한을 지금의 경상도, 변한을 낙동강 유역에서 전라남도 동부에 이르는 지역으로 보기도 한답니다.

경남 김해의 대성동에서 발굴된 고분 중 일부예요(왼쪽 사진). 가야시대 무덤이 모여 있는 김해 양동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갑옷이에요.
경남 김해의 대성동에는 가야 무덤들이 모여 있어요. 당시 발굴된 고분 중 일부예요(왼쪽 사진). 가야시대 무덤이 모여 있는 김해 양동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갑옷이에요. /문화재청 제공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따르면 삼한 중 마한은 54개, 진한과 변한은 각각 작은 나라 12개가 모여 연맹을 이뤘다고 해요. 변한을 이룬 작은 나라 중 구야국(狗倻國)은 낙동강의 하류 지역인 지금의 김해 지방에 있던 나라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구야국은 낙동강이 흐르는 각 지역과 통하고, 한반도에서 왜(일본)로 향하는 바닷길의 중심지였답니다. 철 생산과 교역으로 경제력과 정치력을 키우고 변한의 우두머리로 성장해 나갔지요. 구야국의 '구야'를 가야의 한자식 표기로 보고, 변한 12국이 김해 지역을 중심으로 가야라는 부족연맹체로 발전했다고 짐작해요. 또한 가야뿐 아니라 가락국 등으로 불렀고 뒷날에는 금관국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전기 가야 연맹을 주도하며 높은 수준의 문화를 이룩했지요.

삼국시대 초기에는 신라와 맞설 정도로 세력을 키웠지만 4세기 이후 신라와 백제의 공격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어요. 5세기 초 광개토대왕이 이끄는 고구려군의 공격을 받아 큰 타격을 입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532년 신라에 항복함으로써 역사에서 사라지게 되었지요. 그렇지만 농업기술을 발전시키고 우수한 철제 무기를 개발하는 등 그들의 우수한 문화는 신라의 부흥과 발전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었답니다.


★오곡(五穀):
쌀·보리·콩·조·기장 등 다섯 가지 중요한 곡식. 온갖 곡식을 일컫기도 함.
지호진 어린이 역사전문 저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