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훈의 창의력 노트

공부해도 성적 안 나오는 아이, 문제 이해력이 문제일 수도

입력 : 2013.05.28 03:08 | 수정 : 2013.09.27 11:01
아이들이 시험에서 틀리는 문제는 과목에 상관없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보면 됩니다.

첫째는 뻔히 아는 문제를 틀려옵니다. 단순 실수를 한 것이지요. 대개는 우뇌 성향이 강한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뇌의 렌즈가 크다 보니 전체를 대충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빨리 읽는 습관이 있습니다. 특히 숫자와 같이 엇비슷하게 생기면 거의 같은 것으로 인식합니다. 실수를 안 하는 것이 기적일 정도입니다. 엄마 "100점이야" 하고 뛰어 들어오면 "아, 또 85점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합니다.

둘째는 잘못 이해해서 틀려 오는 경우입니다. 자기는 정답이 3번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정답은 4번인 경우이지요. 왜 그럴까요? 문제를 자기 맘대로 읽어서 그런 것입니다. 우뇌 성향이 강한 아이들은 딴생각을 아주 잘합니다. 그러다 보니 문제를 읽을 때 자기 의도대로 읽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경우 본인도 실망을 많이 합니다. 한 번쯤 읽기를 통해 아이의 왜곡 정도를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로 아예 몰라서 틀리는 경우입니다. 어려운 문제는 손도 대지 않는 경우이지요.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이 경우입니다. 이 아이들은 대개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어려운 문제를 단번에 풀려고 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질려버려서 포기하고 말지요. 아이의 뇌 엔진이 약해 사고력과 분석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아이가 과학책 읽기를 싫어하는 경우라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모든 과목의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아이가 시험에서 어떤 실수를 하고 어떤 문제를 틀려오는지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 실수인지, 읽기의 문제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사고력과 분석력의 문제인지를 한 번쯤 검토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적인 여력이 있는 초등학교 때 이러한 문제를 잡아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