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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없던 한국, 에너지 얻으려 1971년 처음으로 원자로 만들었죠

입력 : 2013.05.07 03:03 | 수정 : 2013.09.27 10:55

잘못 쓰면 핵무기되는 원자력
우리나라는 국제 평화 위해 1973년 미국과 협정 맺었어요

내년이면 41년 유효기간 끝나 새로운 협정 준비하고 있지요

2013년 4월 25일자조선일보 A8면
▲앞으로 2년간 추가 협상에서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인도가 맺은 원자력협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2013년 4월 25일자조선일보 A8면).
최근 뉴스를 보면 '한·미 원자력협정'이란 단어가 자주 나와요. 오늘은 '한·미 원자력협정'의 의미와 최근에 왜 이 협정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지 알아볼까요?

오늘날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 15위, 무역 규모 8위, 과학 경쟁력 5위, 세계 특허 보유국 3위의 경제 대국입니다. 그런데 일본 식민 지배와 한국전쟁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1950년대에는 너무나 가난해 경제 생산에 사용할 전기는 물론 국민의 일상생활에 사용할 전기조차 부족한 상황이었죠.

우리에게 믿을 것이라고는 국민의 똑똑한 머리밖에 없었어요. 바로 그 점이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처음 도입하게 된 이유입니다. 원자력은 "자원이 아니라, 머리에서 캐는 에너지"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에는 미국·프랑스·러시아·일본·우리나라 등 세계 각국이 우수한 원자력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1950년대 당시에는 미국이 원자력 기술에 있어 세계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따라서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도입,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고, 1956년 처음으로 한·미 원자력협정이 체결되게 됩니다. 원래 명칭은 '원자력의 비군사적 사용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협력을 위한 협정'이었어요.

최초의 협정은 '한국의 연구용 원자로 도입을 지원한다'는 내용 등 주로 기술 원조를 중심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1971년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60만㎾)를 착공하기에 이릅니다.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원전 1호기.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원전 1호기. 고리 원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시공을 맡아 설비와 연료 공급 등을 총괄했다. /조선일보 DB
그런데 당시 한·미 원자력협정에는 상업용 원자로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없었으므로 협정을 개정할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원자력의 민간 이용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협력을 위한 협정"이 1973년 3월 19일에 발효되게 되죠. 이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효력이 발휘되고 있는 '한·미원자력협정'이랍니다. 이 협정의 유효기간은 41년으로 2014년 3월 19일부로 만료되게 되죠.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은 유효기간 만료 전에 이를 대체하는 신협정을 맺고자 양국 간 협의를 시작했답니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작업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한·미 양국 간 협력 관계에 지난 40년 동안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앞으로 펼쳐지게 될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담아 내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답니다. 먼저, 새롭게 체결될 한·미간 협정이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지금 당장 해결해 내기 위한 것은 아니랍니다. 이 문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해결 방안을 찾아내야 한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약사
또한 핵 비확산 측면에서 보면, 한·미 원자력협정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 것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평화 애호 국가로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원자력의 평화적인 측면만을 활용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 이제 생소하게만 들렸던 한·미 원자력협정이 이제는 조금 가깝게 느껴지나요? 현재 한·미 양국의 협상팀은 좋은 내용의 신협정 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좋은 신협정을 마련해 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응원합시다.

천병태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