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훈의 창의력 노트

아이 글씨 크기 작아지면 자신감 잃고 있다는 신호

입력 : 2013.04.09 03:05 | 수정 : 2013.09.27 11:02
아이 글씨 크기 작아지면 자신감 잃고 있다는 신호
최근 아이의 공책을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글씨를 또박또박 참 잘 썼는데 글씨체가 삐뚤삐뚤해지면서 미워지기 시작했다면 뇌에 좋지 않은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첫째, 글씨체는 네모난 것이 좋습니다. 공책 칸에 맞춰서 '그림1'처럼 네모나게 글을 잘 쓴다면 아이의 공간 지각력이 좋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간 지각력이 좋아야 판단력이 좋고 또 사람들 얼굴에서 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낼 수 있습니다.

아이의 글씨체가 엉망으로 바뀌었다면 학습 환경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대개 초등학교 저학년 때 지나치게 단순 반복적인 학습을 시키면 공간 지각력이 현저하게 나빠집니다. 글씨체가 '그림2'와 같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림2'는 단순 반복적인 학습을 1년 정도 시킨 아이의 글씨체입니다. '그림3'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2년 정도 단순 반복적인 학습을 시킨 아이의 글씨체입니다. 너무 산만해서 주의력 결핍 증세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둘째, 글씨 크기가 작아졌다면 아이가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최근에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량에 눌리거나, 반 친구에게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거나 아니면 집에서 형제자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글씨가 너무 작아도 문제지만 너무 커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셋째, 아이가 글씨를 눌러 진하게 쓰고 있다면 지금 창의성이 좋고 감성이 풍부한 상태입니다. 무엇을 하겠다는 의욕이 넘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손에 힘이 없어서인지 글씨를 희미하게 쓰고 있다면 열정과 에너지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때 자기가 좋아하는 한두 가지를 빼고는 다 싫다고 고집을 피울 수 있습니다.

끝으로 '천재는 악필이다'는 얘기를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바로 과학을 아주 좋아하는 좌뇌 성향 아이들입니다.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하고 말이 직선적이면 이 그룹에 속합니다. 이 아이들은 처음부터 '그림4'처럼 씁니다.

글씨체는 네모나고 크게 그리고 진하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부모는 아이가 글씨를 잘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혹시라도 아이의 글씨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보세요. 그 원인을 없애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지키는 부모 역할입니다.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 대표 |